“곰방와, 뉴진스 데스!”
혜인, 하니, 다니엘, 해린, 민지가 인사를 건네자마자 도쿄돔이 5만명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데뷔와 동시에 도쿄돔 입성. 이는 일본 현지 아티스트에게도 ‘꿈같은 일’이라고 한다. 도쿄돔은 최고의 아티스트만이 오를 수 있는 상징적 무대다. 뉴진스는 데뷔한 지 불과 1년 11개월 만에 도쿄돔에 섰다. 케이팝 가수 사상 최단기간 도쿄돔 입성이다.
뉴진스는 지난 21일 일본 데뷔와 함께 6월 26~27일 팬미팅 ‘버니즈 캠프 2024 도쿄돔’을 열었다. 소속사 어도어에 따르면 뉴진스는 지난 이틀간 열린 팬미팅에서 총 9만1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시부야부터 버니즈 한가득… 시야제한석 구해 ‘급 일본행’ 택한 한국 팬도
버니즈캠프 둘째 날 공연이 열린 27일, 시부야 역에서부터 도쿄 돔으로 향하려는 팬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뉴진스 팬이에요’라고 하지 않아도 단번에 버니즈인 게 티가 났다. 이번 앨범에서 무라카미 다카시와 콜라보해 선보인 드로우 스트링백, 크로스백을 메고 뉴진스 굿즈를 가득 달고 있었다. 이들의 목적지는 모두 도쿄 돔.
현지뿐 아니라 한국인 팬들도 많았다. 이날 시부야에서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 만난 장선예 씨와 이승윤 씨도 시야제한석을 예매해 ‘급 도쿄행’을 택했다고 이야기했다.
장선예 씨는 “원래 팬미팅 추첨을 넣었는데 둘다 떨어졌다. 그러다 시야제한석 오픈 이야기를 듣고 ‘바로 이거다’ 싶어 예매에 도전했고 성공했다.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승윤 씨는 “선예 씨가 알려줘서 바로 부랴부랴 예매했다(웃음). 작년에도 뉴진스가 출연한 섬머소닉을 보러 일본에 왔다”고 덧붙였다.
◆공연 3시간 전부터 엄청난 인파… “‘굿즈’ 사야하니까요”
공연 시작은 7시지만 도쿄돔은 오후 4시에도 인파로 가득했다. 일단 뉴진스 굿즈로 치장한 버니즈들이 가득했다. 티셔츠, 인형 키링, 앨범과 발매된 가방은 기본. 아예 ‘뉴진스처럼’ 꾸미기도 했다. 긴 생머리에 스포티한 머리띠, 커다란 티셔츠 등으로 애정을 드러냈다.
팬들은 굿즈를 구입하거나, 인증샷을 찍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팬미팅을 즐겼다. 특히 굿즈 구입존의 줄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이번 팬미팅을 기념해 만든 에코백과 티셔츠가 여기저기서 보였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현지 20대 팬은 “사람이 워낙 많이 몰리기 때문에 굿즈를 사려는 사람은 일찍온다”며 “굿즈가 많이 빠지기 때문에 원래 콘서트나 팬미팅 추첨에서 2일차에 당첨되더라도 1일차에 오는 것도 흔하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뉴진스를 좋아하니까 전혀 힘들지 않다”고 덧붙였다.
◆민희진 대표 “첫날 떨렸지만 오늘은 즐길 것 같아”
무대에 들어가자마자 뉴진스 멤버들의 캐릭터들이 맞아줘 러블리한 감성을 더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도 이날 취재진들과 만나 인사했다. 밝은 미소, 버킷햇과 뉴진스 티셔츠로 특유의 ‘민희진 바이브’를 전했다.
지난 1일차 공연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민희진 대표는 “어제는 떨렸는데 오늘은 즐길 것 같다, 기술적인 문제만 없으면 잘 진행될 것 같다”며 “이런 큰 무대 경험이 (향후 이어질 뉴진스) 월드투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즐거운 공연 되시고 팬미팅 재밌게 봐달라”고 밝혔다.
◆무대 열리자 5만명 함성… 250‧아라이 가즈키‧리나 사와야마 화려한 게스트
프로듀서 250이 디제잉으로 무대의 포문을 열었다. 오프닝에 이어 어텐션, 쿠키를 차례로 부르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떼창도 가득했다. 후렴구에 맞춰 구령이 쏟아졌다.
‘Ditto’ ‘Hype Boy’ ‘OMG’ 등 차트를 휩쓴 히트곡 16곡이 라이브 밴드 편곡으로 쏟아졌다. 주술회전의 OST를 불러 국내서도 잘 알려진 일본 대표 밴드 ‘킹 누’의 베이시스트 아라이 가즈키가 콘서트 연주를 맡았다.
뉴진스의 상징인 토끼 모양 빙키봉에서 나오는 불빛이 1·2층 객석을 가득 채웠다. 다섯 멤버는 한국어, 일본어, 영어를 섞어가며 인사를 건네고 장난치며 소통했다.
다니엘은 “오늘 오프닝 때 디제잉을 들을 때 무대 뒤에서 몸이 들썩들썩 신나더라. 매번 들을 때마다 행복하다. 이렇게 디제잉으로 버니즈캠프를 시원하게 열어주신 분이 프로듀서 250”이라고 소개했다. 혜인도 “밴드분들도 대단하다. 밴드 분들을 보러 온 분도 있을 것. 슈퍼팝 공연때 만났었는데 도쿄돔에서 이틀이나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특히 ‘슈퍼샤이’ 무대에서는 무려 110명의 댄서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압도적인 무대에 팬들의 호응이 쏟아졌다.
◆일본 데뷔 신곡 무대부터 멤버별 솔로 무대 ‘볼거리 풍성’
팬미팅 후반부부터 일본 데뷔 싱글 무대들이 펼쳐졌다. 더블 싱글 하우 스윗에 수록된 버블검과 일본 데뷔 싱글 슈퍼내추럴에 수록된 ‘라잇 나우’로 열기를 고조시켰다.
프로듀서 250의 디제잉과 함께 ETA, 하우 스윗, 슈퍼 내추럴 무대를 연달아 선보였다. 천사 날개를 달고 등장한 뉴진스 멤버들이 인상깊었다.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는 하니와 다니엘의 듀엣 미발표곡(‘Hold It Down’)과 자작곡은 물론 각양각색 솔로 커버곡 무대도 준비돼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안겼다.
민지는 Vaundy의 ‘무희(踊り子)’를 커버하며 개성있는 음색을, 하니는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青い珊瑚礁)’에서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1980년대 그 시절의 향수를 완벽히 재현했다. 다니엘은 자작곡 ‘Butterflies (With U)’에서 독보적인 감성을, 해린은 퍼포먼스 독무대로 강렬한 바이브를, 혜인은 첫 날 마리야 타케우치의 ‘플라스틱 러브(Plastic Love)’에 이어 게스트와 리나 사와야마와 ‘Bad Friend’ 듀엣 무대로 상반된 분위기를 보여줬다.
뉴진스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버니즈와 쉴새없이 교감했다. 다양한 주제를 통해 팬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OMG’ 무대 때는 토롯코를 이용해 팬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 눈길을 끌었다. 멤버들은 팬들에게 인형 굿즈를 던져 선물하고 팬들과 인사했다. 특히 하니는 카메라로 버니즈의 모습을 담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뉴진스 다섯 멤버는 앙코르가 터진 뒤 나온 ‘ASAP’로 팬들을 열광시키며 일본 첫 공연의 막을 내렸다.
일본 매체들도 뉴진스에 주목했다. 뉴진스는 데뷔에 맞춰 후지TV, TV아사히, TBS 등 일본 지상파 민방에 일제히 출연하며 일본 팬들과 만났다. 뉴진스가 도쿄돔에 입성하던 날에는 스포니치, 스포츠 호치, 산케이 스포츠, 데일리 스포츠, 도쿄 주니치 스포츠 등 현지 언론이 뉴진스 특별판을 제작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버니즈들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도쿄 돔을 떠나지 않았다. 주변 상가 등에서 흘러나오는 뉴진스의 곡에 춤을 추기도 하는 등 공연의 여운을 만끽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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