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화두는 ‘건강’] 디지털 전환 가속화하는 제약사들..."연구개발·투자 속도낸다"

커지는 디지털 치료제...게임·VR로 우울증·치매 고친다
제약사, 의약품에 의료기기 사업까지 진출 활발
기존 병의원 영업망 활용해…새 먹거리로 키워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헬스케어 유망 기술인 ‘디지털 치료제’ 개발과 ‘의료기기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먹는 알약이나 주사 대신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게임,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치매, 불면증, 우울증, 강박장애 등의 질병을 예방·치료 관리하는 기술이다.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수단으로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지속적인 치료와 환자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국내 제약사들이 헬스케어 유망 기술인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전세계 디지털치료제 시장은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23.1%씩 성장해 191억 달러(약 22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독은 스타트업 웰트와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독은 2021년 3월 웰트에 3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하고, 알코올 중독과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공동 개발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한독은 웰트를 통해 디지털 치료제 연구·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알코올 중독과 불면증 디지털치료제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코로나19 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위해 광속 TF를 설치했다. TF에는 서울대, 포항공대, 한동대, 계명대 등이 참여 중이며 한미사이언스 계열사 코리테라퓨틱스와 헤링스, 테라젠바이오, 신테카바이오 등도 합류해 공동 연구에 나서고 있다.

 

SK바이오팜도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SK바이오팜은 현재 ‘프로젝트 제로’라는 사업명으로 뇌전증 디지털 헬스케어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치료중심 약품 및 예방, 진단관리 헬스케어 서비스 ▲디바이스(의료기기) 센서 ▲AI모델을 활용한 예방진단 치료관리 ▲디지털 치료계, 예방, 관리, 치료를 위한 SW(소프트웨어) ▲빅데이터 분석, 발작, 예측, 감지 알림 등 다양한 기능의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삼진제약은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 시야를 돌렸다. 삼진제약은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휴레이포지티브’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신규 사업을 함께 모색한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헬스케어 시장의 화두인 디지털 치료제를 기존 의약품 사업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대웅제약 웨어러블 심전도기 ‘모비케어’. 사진=대웅제약

이와 함께 기업들은 의료기기 사업 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의료기기 분야는 국내 제약사들에게 캐시카우 역할을 할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20년 국내 업계 최초로 웨어러블 심전도기 ‘모비케어’를 출시했다. 모비케어는 최신 센서 기술과 알고리즘을 적용해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 사용 편의성 및 분석의 신속성을 갖춘 웨어러블 심전도기다. 9.2g의 작고 가벼운 가슴 부착형 패치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지 않고 장시간 사용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한번 사용시 72시간까지 검사가 가능하고, 배터리 교체 시에도 지속적으로 검사가 가능하다. 심전도, 심박, 심박변이도, 활동량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측정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메모패치’ 구성품 패키지. 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도 휴이노와 메모패치(MEMO PatchTM)의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메모패치는 심전도 모니터링 AI 솔루션으로 최대 14일까지 측정한 심전도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해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는 솔루션이다. 메모패치 판권 계약과 보급 확대에 따라 의료기관에서의 심전도 측정, 분석 및 부정맥 등 심혈관 질환의 조기 진단이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유한양행은 그동안 전략적 투자를 통해 휴이노의 2대 주주로, 투자사의 지위를 갖고 있었다.

 

동아에스티는 최근 메쥬와 심전도 원격 모니터링 플랫폼 ‘하이카디(HiCardi)’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메쥬는 웨어러블 심전도 패치와 다중 환자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다. 이번 협약은 메쥬의 심장질환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과 동아에스티의 의료기기 사업 부문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메쥬는 심전도 원격 플랫폼 ‘하이카디’, ‘하이카디플러스’, ‘라이브스튜디오’를 동아에스티에게 독점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동아에스티는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전문병원, 의원 등에서 하이카디, 하이카디플러스, 라이브스튜디오의 판매와 마케팅을 진행한다. 하이카디는 모바일 생체신호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웨어러블 패치와 스마트폰을 활용해 언제, 어디에서나 실시간으로 다중 환자의 심전도, 심박수, 체표면 온도, 호흡 등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하이카디는 가벼운 웨어러블 패치형으로 기존 심전도 검사기가 가지고 있던 환자와 의료진의 불편함을 해소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기기 2등급을 받았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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