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혁 폭행사건…없는 살림 한국역도계의 대형악재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한국역도가 바라던 리우 메달의 꿈, 예상하지 못한 폭행 사건으로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바로 현 한국역도를 대표하는 남자역사(力士) 중 한 명인 사재혁(31)이 지난달 31일 춘천의 한 술집에서 가진 역도후배들과의 송년회 자리에서 합석한 역도 후배 황우만(21)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 것이다. 황우만은 폭행당해 왼눈 밑 뼈가 부서져 수술을 해야할 상황이고, 전치 6주의 소견을 받았다. 지난 2일 황우만과 가족들이 이 사실을 밝히면서 알려졌고, 사재혁 폭행사건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특히 엘리트 메달리스트의 폭행이라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대한역도연맹은 사실 파악 후 징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과정을 떠나 폭행 자체가 명확한 사실로 밝혀지면 징계가 불가피하고, 사재혁의 대표팀 합류도 어려울 전망이다.

 사재혁은 악바리 투혼과 오뚝이 정신으로 알려진 엘리트 선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77㎏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팔꿈치가 탈구돼 눈물을 흘리며 돌아섰다. 이후 은퇴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2013년 현역복귀를 선언했고, 2014년 85㎏으로 체급을 올려 인천 아시안게임과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면서 ‘오뚝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고향인 ‘홍천의 아들’이라는 자랑스러운 말도 들렸다. 

 현역 복귀 후 출전한 대회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사재혁의 복귀는 역도계를 대표하는 선수의 투혼정신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사재혁은 내년 리우 올림픽에서 최소 동메달을 노려볼 수 있는 자원으로 분류됐다. 게다가 폭행 피해자인 황우만도 최중량급(105㎏ 이상) 유망주다.

한국 역도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사재혁과 장미란의 금메달 이후 침체의 길을 걸었다. 유망주의 조기발굴과 육성에 실패했고, 장미란마저 은퇴하면서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기 힘든 위기를 맞이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폭행사건은 역도계로서는 더욱 뼈아프다. 선후배간의 개인 문제를 넘어 안그래도 없는 대표팀 자원간의 불명예다. 한국역도의 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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