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대선 후보들만 공약을 건 것이 아니다. 수많은 연예인들도 SNS 등을 통해 이색적인 공약을 내걸어 주목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높은 투표율을 공약 이행의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이번 대선 투표율은 75.8%로 무척 높게 나타났다. 이에 70% 이상 투표율을 조건으로 내세운 스타들이 과연 공약을 실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래도 역시 스타들은 약속을 지키고 있다. 개그맨 박성광은 자신의 트위터에 “많은 유명 인사 분들이 투표율이 70%를 넘는 것에 대한 공약을 거시는데 저희 용녀(‘개그콘서트-용감한 녀석들’)는 결혼식 축가 70쌍 공짜! 투표합시다”라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 투표율이 발표되자 박성광은 곧바로 “첫 번째 축가 당선자님 경북 영주에 계신 신 모씨입니다. 일요일날 인증샷 올릴게요”라며 공약을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개그맨 김원효도 트위터에 “투표율이 너무 좋아 문득 떠오른 공약. 71% 넘으면 (김)대희 형이랑 ‘어르신’ 분장으로 클럽에 가겠다”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투표율이 높게 나오자 “헉! 어르신 한복 곱게 펴놔야겠다”이라고 글을 남겨 약속을 지킬 것을 암시했다.
가수 박기영은 트위터에 투표 인증샷을 공개하며 투표율이 70%가 넘으면 만삭의 몸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결혼 2년 만에 첫 임신인 박기영은 이달 말 출산을 앞두고 있다.

트위터를 통한 정치적 생각을 밝히는 데 가장 적극적이었던 김제동은 “투표율 높으면 오늘 저녁에 만나는 사람마다 술을 쏘겠다”고 글을 올렸지만, 그는 80% 정도의 투표율을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져 약속을 지킬지는 의문이다. 이효리도 투표후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멤버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투표율 80%가 넘으면 섹시 모바일 화보를 무료로 배포하고 싶다”며 화끈한 공약을 내걸었지만,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
그런데 너무 과하거나 지나치게 홍보성인 연예인 공약 남발에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했던 러시아계 한국인 라리사는 “투표율이 75% 이상이면 대학로에서 알몸으로 말춤을 추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그런데 이는 그녀가 출연중인 성인연극 ‘교수와 여제자3’의 홍보성 멘트라는 지적을 받았다. 목표한 투표율이 넘어서자 라리사는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부정적이다.
개그맨 김인석은 20일 오전 트위터에 “연예인들 투표 독려 공약들 처음에는 신선하고 멋있었다. 그런데 갈수록 옷 벗기에 나체댄스까지. 이건 아닌 것 같은데 누구를 위한 공약인지 약속 안 지키셔도 될 것 같아요. 그런 거면”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런 김인석의 생각은 대중의 공감을 얻는 분위기다.
스타들의 적극적인 행동은 이번 대선 흥행열기를 높이는데 한 몫 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대중은 ‘진정성’을 생각한다. 스타들의 진정성 없는 정치참여는 더 큰 후폭풍을 야기할 수 있다.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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