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그바, 첼시의 숙원 풀어…재계약 어떻게 될까?

 

‘드록신’ 디디에 드로그바(34·코트디부아르)가 팀의 숙원이었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첼시에 선사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첼시와 드로그바의 재계약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드로그바는 2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1∼12 UEFA 챔피어스리그’ 바이에른 뮌헨과의 결승전에 선발 출전해 소속팀을 구하는 극적인 동점골에 이어 승부차기 승리를 확정 짓는 결승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뮌헨과 정규시간 90분 동안 1대1로 승부를 가르지 못했던 첼시는 승부차기에서 피터 체흐 골키퍼의 선방에 힘입어 4대3으로 승리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날 경기는 뮌헨이 일방적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고 수많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홈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뮌헨은 파상공세를 펼치며 첼시 골문을 위협했지만 골 결정력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첼시에는 드로그바가 있었다. 후반 37분 뮌헨 뮐러에 헤딩 선제골을 내줘 0대1로 끌려가던 후반 43분 드로그바는 한 번의 코너킥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안 마타가 올린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해 극적인 동점골을 기록하며 팀을 패배에서 구해냈다. 드로그바는 뮌헨 골대와 다소 먼 지점에서 헤딩을 시도했음에도 상대 골키퍼가 차마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헤딩 슈팅을 꽂아 넣었다.

드로그바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극적으로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지만, 연장 4분 첼시 진영 페널티 박스 안에서 뮌헨 프랑크 리베리의 발을 걸어 넘어뜨려 상대에게 페널티킥 기회를 헌납했다. 이에 뮌헨은 아르옌 로벤이 키커로 나섰지만 체흐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드로그바로서는 한숨 돌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후반 막판에는 팀을 구한 영웅이었지만 연장 시작하자마자 역적으로 몰릴 수 있었던 드로그바를 체흐가 살려준 셈이었다.

연장전에서도 양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해 경기는 승부차기로 접어들었다. 첼시의 해결사는 역시 드로그바와 체흐였다. 첼시는 첫 번째 키커로 나선 후안 마타의 슈팅이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에 막혀 승부차기에서 불리한 상황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뮌헨의 4번째 키커 이비차 올리치의 슈팅을 정확히 예측한 체흐 골키퍼의 선방으로 승부는 3대3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제 양 팀은 마지막 키커 슈바인슈타이거와 드로그바만이 남은 상황이었다. 선축에 나선 슈바인슈타이거는 골문 구석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오며 고개를 떨궜다. 반면 드로그바는 공이 놓인 자리에서 여유 있게 노이어를 응시한 뒤 골문 왼쪽으로 가볍게 밀어 넣으며 길었던 이날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6위로 부진했던 첼시는 이날 우승으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까지 획득하며 ‘두 마리 토끼’를 손에 쥐었다. 특히 로만 아브로모비치 구단주의 숙원이었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뤄내 진정한 유럽 무대 강호로 우뚝 서게 됐다.

경기 동점골과 승부차기 결승골을 득점한 드로그바는 큰 무대에 강한 면모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004∼05시즌 이후 8시즌 동안 뛴 드로그바는 첼시에 리그 우승 3회(2004∼05, 2005∼06, 2009∼10)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안기며 팀의 주축 선수임을 증명했다. 그렇기에 이제 관심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첼시와 드로그바의 관계에 쏠리게 됐다. 첼시는 재계약을 차일피일 미루며 사실상 결별을 선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시즌 초 첼시를 이끌었던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드로그바보다는 토레스를 선호했다. 하지만 보아스 감독 경질 이후 지휘봉을 잡은 로베르토 디 마에토 감독 대행은 드로그바를 중용하며 부진했던 팀을 다시 정상궤도로 올려놓았다.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기 전 영국 현지 언론을 통해 “드로그바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재계약을 할 의사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자 바르셀로나 등 유수의 클럽이 노리고 있는 드로그바를 첼시가 붙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광열 인턴기자 meantjin@segye.com

사진 출처=첼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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