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세상 비틀어 보기] 블락비 사태, '수준 미달' 아이돌 누가 검증하나?

 신인 그룹 블락비의 철없는 인터뷰 때문에 가요계가 시끄럽다. 블락비는 태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홍수 피해에 대해 “금전적인 보상으로 마음이 치유됐으면 좋겠다. 가진 게 돈밖에 없다. 7000(원) 정도”라고 장난스러운 태도를 보여 지탄을 받고 있다. 소속사에서 공식 사과했고 멤버 지코는 삭발까지 감행했지만 들끓은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팬들은 ‘블락비 활동중단’까지 요구하고 있다. 블락비의 잘못이 한류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걱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류 흠집 내기에 안달이었던 극성 혐한(嫌韓) 세력들은 블락비를 꼬투리 삼아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블락비를 예를 들어 한류 아이돌의 자질문제까지 거론해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매도 먼저 맞는 편이 낫다. 이번 사태는 블락비 한 그룹의 문제가 아니라 해외 팬들의 일방적인 성원에 도취되어 있던 K-POP 한류의 자만심을 경고하는 메시지로 파악해야한다. 가요 제작자들은 이번 블락비의 몰락을 교훈삼아 자신들이 그동안 놓치고 있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K-POP 열풍이 거세지면서 너도나도 아이돌 제작에 뛰어들었다. 탄탄한 기획력과 엄청난 자본이 투입되는 아이돌 제작은 과거 SM엔터테인먼트 등 거대 제작사의 전유물이었다. 그런데 K-POP 시장이 확장되면서 충분히 수지를 맞출 수 있다는 계산에 중소기획사까지 아이돌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셀 수도 없는 보이그룹, 걸그룹이 탄생했다. 이 중 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지만 거창하게 미국진출을 선언했다가 최근 해체를 선언한 제이큐티(JQT)처럼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급조된 정체불명 아이돌 그룹들은 수준미달의 실력으로 한류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 그리고 실력보다 더욱 중요할 수 있는 인성교육의 문제가 이번 블락비의 사례로 제시됐다.

 과거 홍콩영화는 아시아를 주름잡았다. 그런데 이후 수준미달의 영화들이 난립하며 몰락했다. K-POP도 마찬가지다. 인기를 얻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소년, 소녀들에게까지도 ‘아이돌’이라는 칭호를 붙여주고 띄워준 미디어와 극성팬들의 무조건적인 감싸기가 K-POP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공신력 있는 기관이 나서 ‘아이돌 품질 검증’에 나서주기라도 하면 좋겠다는 것이 지금 사태를 바라보는 솔직한 바램이다.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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