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자복한 홍모 선수 종적 감춰

승부조작 사실을 시인한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 소속 홍모 선수가 종적을 감췄다.

삼성화재는 이번 사건이 터지며 소속 선수들과 거듭 면담을 실시했고 상무 출신 홍모 선수가 신치용 감독과 면담 끝에 9일 가담 사실을 털어놨다. 구단 측은 상담한 내용을 밀봉해 연맹에 통보 했지만 10일 오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홍모 선수의 가담 사실을 알리는 기사들이 도배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훈련 참석이 어렵게 된 홍모 선수는 본인이 거론된 기사를 보며 심리적 부담을 느꼈고 핸드폰을 꺼 놓은 채 어디론가 사라졌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오전에 기사를 보면서 힘들어 했고 숙소에서 나갔다. 구단에서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밝히며 안타까워 했다. 또한, “구단이 방출한 것은 아니다”라며 방출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상무에서 9일 가담사실을 털어놓은 최모 선수는 아직 영내에서 대기중이다. 상무 관계자는 “최모 선수가 자백을 했고 지금도 부대 차원에서 선수들과 면담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배구를 주관하는 한국배구연맹은 10일 전 언론사를 대상으로 사건 경과에 대한 짤막한 팩스를 돌렸다. 내용은 ‘대구지검은 10일 오전 프로배구 승부조작에 관여한 혐의가 있는 상무선수들에 대한 수사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에 인계하였고, 향후 국방부 검찰단과 긴밀하게 수사공조를 해나갈 예정임’이 전부다.

아직 이것 이외에 프로연맹이나 대구지검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내용은 없다. 연맹 관계자들은 각 구단의 면담 내용을 10일 오후 팩스 등을 통해 취합할 예정이며 상황이 달라지는 대로 긴급대책 회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편, 배구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이니셜로 처리된 기사 속 선수들의 실명이 그대로 노출되며 또 다른 ‘∼카더라’통신을 양산 중이다. ‘네티즌 수사대’는 KEPCO, 상무 등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인물과 최근 부진한 몇몇의 ‘신상 털기’를 시작해 선수들의 표정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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