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최희섭에 관심 없는 진짜 이유는?

 KIA ‘거포’ 최희섭이 트레이드 시장에 나오면서 스토브리그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든 겨울 이적시장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LG는 일찌감치 최희섭의 트레이드와 관련해 ‘관심없다’고 못박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최희섭은 지난 8일 광주구장에서 시작된 단체훈련에 불참했고, 팀 내 마찰을 일으키며 문제가 됐다. 이에 KIA는 최희섭의 트레이드를 놓고 고심했고, 넥센을 비롯한 몇몇 팀들이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LG 역시 최희섭은 매력적인 카드다. 확실한 주전 1루수가 없고, 공격형 포수 조인성도 팀을 떠났기에 방망이 강화 차원에서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거포’ 최희섭에게 관심을 보일 법 했다.

 그러나 김기태 LG 감독의 생각은 단호했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최희섭과 관련된 얘기는 들었다”면서 “하지만 선수들에게 내건 원칙이 있지 않은가. 이제 와서 전력보강을 핑계로 그 원칙을 깰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팀 분위기를 잡아가고 있는데 새로운 선수의 합류는 그다지 득 될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시즌 LG의 사령탑에 오른 김기태 감독은 ‘내부 경쟁을 통한 선수 육성’을 선언했다. 이때문에 올겨울 FA 선수들의 이탈로 전력 약화가 발생했지만 외부 영입은 끝내 하지 않았다. 전력 약화를 우려한 백순길 LG 단장이 “외부 FA 영입이 어떻겠냐”고 물어봤을 때도 그의 대답은 “괜찮다”였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선수들의 분위기를 다잡는데 주력했다. 그동안 LG가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희생정신의 부족’과 ‘조직력이 약화’로 부진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희섭의 영입으로 전력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소속팀 내에서 갈등을 빚고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 선수를 데려와 다잡아 가는 팀 분위기를 해칠 수 없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었다.

 구단 프런트의 입장도 확실했다. 운영팀장을 겸직하고 있는 백순길 단장은 16일 스포츠월드와 가진 통화에서 “KIA에서 먼저 연락이 오지 않는한 우리가 최희섭을 영입한다고 연락 할 일은 없을 것이다. 김기태 감독의 원칙이 확고하지 않은가. 우리는 내부 선수들을 육성해 경쟁력을 키울 것이다. 자원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유병민 기자 yuball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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