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강호동 이어 김아중 이어 톱스타 L까지…연예계 '세금 쇼크' 무엇이 문제인가?

연예기획사들의 '투명함' 필요…제도적인 부분 갖춰야
김아중(왼쪽), 강호동
 연예계가 ‘세금 쇼크’에 휘말렸다.

 국민MC로 사랑받던 강호동이 국세청으로부터 탈세 혐의가 인정돼 수억 원 대의 추징금을 부과 받은 사건이 충격을 준 가운데, 김아중 역시 세금 탈루 혐의가 포착돼 6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 받았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닌 분위기다. 국세청은 톱스타 여가수 L씨에 대해 구체적인 세금 탈루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력 연예관계자는 “L씨 측이 부과된 세금을 충실하게 납부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국세청의 실명 공개를 결사적으로 막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미 실명이 공개된 두 명 연예인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강호동은 사건이 알려진 5일 오전 긴급 보도 자료를 내고 “변호사와 세무사를 통해 법적 절차를 지키면서 국세청의 절차와 조사에 충실히 따르면서 조사에 응했다. 변호사와 세무사는 필요 경비를 인정해달라는 점 등 몇몇 항목에 대해 국세청에 반론을 제기만 신고 내역 중 세금이 과소 납부됐다고 결론이 내려져 결과적으로 추징금을 부과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근 ‘1박2일’ 하차 결정과 더불어 불리해진 여론을 의식했는지 “추징된 세금을 충실히 납부하겠다”고 했다. 김아중 역시 강호동과 비슷한 내용의 해명 보도 자료를 발표하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추징된 세금을 충실히 납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연예계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고 해 업계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대형기획사에서 근무하는 한 연예관계자는 “최근 한류열풍 등으로 연예인들의 고소득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세금액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에 국세청이 집중적으로 톱스타들의 탈세 혐의를 조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강호동이 2009년 3월 ‘43회 납세자의 날’ 행사에서 일일 명예봉사실장으로 봉사했고, 김아중 역시 2007년 ‘제41회 납세자의 날’ 행사에서 국민들에게 모범납세를 홍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연예인의 이중적인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강호동은 ‘주가조작’으로 연예계에 파문을 일으킨 팬텀엔터테인먼트, 디초콜릿이앤티에프, 스톰이앤에프에 계속해서 소속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뒷말을 사고 있다.

 한류열풍에 힘입어 연예기획사들은 급격하게 산업화됐다. 그러나 세금 문제 등 기업구조에서는 아직도 투명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빅뱅 등이 소속된 대형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는 2009년 매니저가 소속 가수들의 공연 및 출연료 25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기소되기도 했다. 이후 YG엔터테인먼트는 세금 포탈 혐의로 검찰조사까지 받았다.

 이번 강호동, 김아중의 세금 사건을 두고 한편에서는 종편 출범을 두고 연예인들 ‘군기잡기’라는 등 음모론까지 일고 있다. 한 세무사는 “최근 세수 부진에 빠진 국세청이 연예인들을 통해 국면전환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요구되는 것은 연예기획사들의 투명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연예인 과세표준’ 등 제도적인 부분을 갖춰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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