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드림하이', 아이돌드라마 성공 가능성 명과암

'드림하이'의 포스터 사진.
KBS2 월화극 ‘드림하이’가 아이돌의 영역 파괴의 절정을 제대로 보여주며 화려하게 종영했다.

물론, 그 중심에서는 연기자들 중 1인 기획사 1인자인 한류스타 배용준과 수많은 아이돌을 키운 가요계의 신화 박진영 프로듀서의 만남이 작용했다. 배용준의 키이스트와 박진영의 JYP엔터테인먼트가 손을 잡고 소속 가수와 배우들을 대거 출연시킨 ‘드림하이’는 그야말로 꿈의 드라마였다. 시청률 면에서도 성공적이었다. 동시간대 MBC나 SBS 드라마들과의 경쟁에서 줄곧 우위를 지키며 마지막 방송에도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집계 결과, 전국 기준 17.2%로 1위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연기자와 가수로 대표되는 양대 기획사의 만남과 아이돌 스타들의 출연, 스타 양성 전문 고교라는 비현실적이지만 환상적인 소재로 화제를 모은 ‘드림하이’. 하지만 드라마의 성과 못지 않게 아쉬운 부분도 남겼다.

◇아이돌 스타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줘

일단 성공적인 것은 아이돌 스타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아이돌 스타들은 여러 배우들 중 하나의 배역을 맡아 연기도전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드림하이’처럼 떼로 출연한 것은 처음이다. 드라마의 소재도 아이돌이었다. 아이돌이 되기를 꿈꾸는 학생들과 이들을 아이돌로 성장시켜나가는 전문 교육기관인 기린예고란 소재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할 수밖에 없었다. 연기 역시 실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아이돌을 연기하면 되는 것이어서 더욱 현실적인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역시 이들 스타 출연진은 그러한 장점을 잘 살렸다. 이들 스스로가 오랜 기간 연습생 생활을 거쳤고 데뷔 후에도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며 인기를 모았기에 진솔한 스타들의 모습을 시청자들은 지켜볼 수 있었다. 방송 초반 미쓰에이 수지의 연기력 논란 외에는 별 무리 없이 연기를 잘 펼쳤다. 수지도 나중에는 캐릭터를 잘 잡아나가면서 극 몰입도를 높였다. 이미 ‘신데렐라 언니’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2PM 택연, 첫 연기도전에서 특유의 소심한 캐릭터를 자연스레 표현해낸 아이유도 합격점을 받았다. 

'드림하이'의 한 장면.
◇드라마마저 아이돌 편중?

물론, 아이돌 스타들의 대거 출연으로 연기만 전문으로 하는 배우들은 좀 더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이미 개그맨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최강자로 올라 선 아이돌들이 많다. 이들은 각종 리얼 버라이어티, 토크쇼 등의 프로그램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 중이다. 뮤지컬 등 공연계에서도 아이돌들은 특유의 충성도 높은 고정팬들로 막강 티켓 파워를 과시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그런 아이돌 스타들이 이젠 드라마에까지 본격 진출하는 계기를 ‘드림하이’가 마련해준 셈이다. 물론, 과거에도 아이돌 스타들의 드라마 출연은 있어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본격적으로 여러 아이돌들이 한꺼번에 출연한 경우는 전례에 없었다. 이제 드라마 제작 자체도 아이돌들이 대거 출연할 수 있는 작품들만 제작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 ‘드림하이’가 실패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돌들의 연기 영역 진출을 무조건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연기 하나에 목숨 걸고 열심히 활동해 온 신인 배우들에게 등용문이 될 수 있는 단막극 등 기초 드라마의 제작은 갈수록 적어지는 상황에서 이처럼 아이돌들로 대부분의 출연진을 구성한 드라마의 출발을 마냥 반길 수만도 없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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