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정세 사진=김창규기자 |
바로 오정세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시크릿’에서 소름이 돋을 정도의 악역 연기로 인상깊은 모습을 보여주더니 올해 두 편의 영화에서 그야말로 존재감을 극대화하며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다. 영화 ‘부당거래’에서 검사 주양과 결탁한 김 기자로 출연해 악덕 기자를 그려낸 오정세는 최근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로맨틱 코미디 ‘쩨쩨한 로맨스’에서 만화가 해룡 역으로 비중있는 조연 연기로 존재를 알렸다. 그런데 존재감 자체에 크게 흥미를 느끼는 배우는 아니었다. 스스로 유명해지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고 실제 그래 보였다.
“어려서부터 배우가 꿈이었죠. 평생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겠다 싶었죠. 대학 연극영화과에 모두 떨어지는 바람에 차선책으로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갔어요. 그러면서 인맥도 없고 조언해줄 분도 없는 가운데 무작정 오디션 보러 뛰어다녔죠. 학교에서 연극을 전공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흥미를 계속 유지하면서 열정도 불태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4년간 그렇게 뛰어다니다 보니 더욱 연기자를 향한 꿈이 강렬해지기도 했고요.”
그렇게 시작해서 오디션에 합격했다. 영화 ‘아버지’에서 단역인 취객이 그에게 맡겨진 첫 배역이었다. 이후 영화와 연극을 오가며 연기를 자신의 몸과 마음에 담기 시작했다.
배우 오정세 사진=김창규기자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였는데 이번에 ‘베프(베스트 프렌드)’가 됐죠. 선균 형도 저를 참 잘 챙겨줬어요. 흥행도 돼서 기분이 좋지만 이번 작품은 저로서는 고마운 이들을 많이 만나게 해줬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네요.”
차기작인 ‘퀵’이 촬영이 끝났고 ‘창수’란 작품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단 너무 자주 나오고 있어서 이미지가 소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걱정의 소리도 듣는단다. 덕분에 많은 이들이 조금씩 알아봐주는 배우가 되고 있다. 그래도 그에게 스타는 여전히 멀다.
“최민식이나 송강호 선배님들과 같은 훌륭한 연기자가 되고 싶지만 스타는 싫어요. 계속 지금처럼 연기할 수 있다는 게 만족스럽고 조금씩 제 연기가 발전해가는 모습이 좋아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단편영화 감독도 해보고 싶어요.”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소박한 꿈이었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연기자가 꿀 수 있는 꿈이었다.
글 한준호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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