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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의 이재원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두산과의 원정 경기 4회초 1사 2루 상황서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
프로야구 고졸 3년차 이재원의 역할은 상대 좌투수를 상대하는 것이다. 상대 선발 투수가 좌완일 때만 그는 대선배 김재현을 대신해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기회가 생긴다. 그만큼 좌투수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이런 이재원은 이번이 한국시리즈 첫 출전이다.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힘들게 잡은 기회이기에 뭔가 보여주겠다며 벼르고 있었고, 29일 잠실에서 열린 3차전에서 드디어 선발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더군다나 맞상대 선발은 이혜천. 2006년 자신이 프로데뷔 첫 안타를 뽑아냈던 좋은 기억이 있었기에 경기 전부터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이재원은 0-0이던 4회 1사 2루에서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고,1-1이던 6회초엔 1사 뒤 우전안타를 쳐 최정의 결승 홈런이 터지는 도화선 역할을 했다. 6회 대주자로 교체되며 이혜천을 상대로만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3-1 승리에 기여했다. 사실 이재원이 이날 출발부터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첫 한국시리즈 출전인 탓에 1회초 1사 1루에서는 긴장한 듯 유격수 앞 병살타를 치며 좌절하기도 했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에게 대선배 김재현은 “비록 병살타였지만 타격 밸런스가 좋았다. 너무 부담 갖지 말고 편안하게 경기에 임하라”라는 따뜻한 충고를 던졌다.
이 말에 힘을 얻은 이재원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혜천 선배의 몸쪽 공이 너무 좋아 이를 버리고 바깥쪽 변화구를 노렸는데 하늘이 도왔는지 좋은 방향으로 타구가 나가 적시타가 됐다”고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안타 순간을 떠올렸다. 이재원은 “이 안타로 부담을 덜었고 그래서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좋은 타구가 나왔다”도 덧붙였다.
이렇게 좋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이재원은 아직 성이 차지 않는 눈치다. “이후에도 경기를 못 볼 정도로 내가 한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경기는 잊고 다음 경기부터는 편안하게 다시 시작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잠실=스포츠월드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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