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에서도 4선발까지 미리 공개했던 선동렬 감독은 “감출 것이 없다. 부상 선수를 제외하고 우리팀 본래의 베스트 전력으로 간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도 플레이오프 시작 며칠전에 2번 오재원, 6번 고영민, 9번 전상렬의 타순을 공개했다.
김경문 감독은 굳이 비밀병기로서 오재원을 거명하며 그의 전진배치를 말하지 않아도 됐다. 선동렬 감독은 김경문 감독이 의식했던 현재윤을 기용할 듯 연막을 쳐도 됐다. 하지만 두 감독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포커게임을 하듯 대부분의 패를 펼쳐놓은 이유는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잔머리를 쓰는 것보다 소싸움처럼 자기팀의 최고 전력을 풀가동해 맞부딪쳐서 힘이 센 쪽이 이기는 ‘정공법’을 선택한 것이다.
무엇보다 ‘지키는 야구’를 구사했던 선동렬 감독이 공격야구로 전환한 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이다. 선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단 한차례도 번트를 대지 않았고, 플레이오프 1차전 1회초 무사 1루, 3회초 무사 1, 2루에서 2번 조동찬에게 모두 번트를 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히든 카드’는 아직 남아있다. 불펜이 강한 두 팀 모두 투수 교체의 타이밍, 결정적인 순간에서 찬스와 득점을 만들어내는 단 한 번의 작전 구사는 감독이 승부를 끝장내는 마지막 한 장의 카드다.
잠실=스포츠월드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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