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엿보기]金캔 이종욱 “포상금, 아내에 헌납”

“빼돌릴 수도 없어요. 워낙 온 세상이 다 알아서”.

야구 대표팀이 베이징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은 국가적인 명예이기도 하지만, 선수 개인에게도 큰 영광이다. 더불어 선수들에게는 유무형의 이득도 많다. 14명의 선수들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으면서 생긴 무형의 이익은 계산할 수 없고, 당장 약속된 포상금만 해도 개인당 8000∼9000만원 가량 된다.

일반 직장인들도 연말 보너스나 특별 수당으로 목돈을 쥐게되면 어떻게 쓸 것인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오로지 야구만 해온 선수들은 돈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는 눈치였다. 일년의 대부분을 야구장과 원정숙소에서만 지내다보니 따로 돈이 들어갈 데가 많지 않은 까닭이다. 총각은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부모님께 돈 관리를 일임한다는 답변이 한결같다.

이제 막 20살이 된 두산 외야수 김현수는 “따로 용도를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면서 “어차피 목돈 쥐고 있어봐야 쓸 데도 없다. 부모님께 드리는 게 가장 편하다. 알아서 관리 해주시고 나는 용돈이나 받을 생각”이라며 현명한 답변을 내놨다. 

역시 20대 초반의 총각인 고영민은 “일단 모으고 봐야죠”라며 김현수와 달리 재테크에 약간의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그 재테크의 방법이란 것이 김현수와 별다를 게 없었다. 정답은 역시 ‘부모님’. 고영민은 “그 동안 연봉 관리는 쭉 부모님 몫이었다. 나중에 필요하면 따로 타 쓰면 된다”면서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물려주시겠죠”라고 웃었다.

반면, 유부남 이종욱은 부모님 대신 아내에게 돈 관리를 맡긴다고. 이종욱은 “나오면 그대로 가져다 바쳐야죠”라면서 “살짝 비상금을 빼돌릴까도 생각했는데, 이미 언론에 액수가 다 나와서 글러버렸다”고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잠실=스포츠월드 이원만 기자 wman@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