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여름이 제일 싫다는 수빈이 엄마, 노금숙 씨. 사람들이 옷장 속에 있던 반팔 옷을 꺼내 입기 시작하는 5월부터 금숙씨의 고통은 시작된다. 그는 팔과 다리에 온통 뒤덮인 신경섬유종 때문에 무더운 한 여름에도 긴팔, 긴 바지만을 입어야 한다.
고등학생 이였을 때 하나, 둘 났던 신경섬유종이 이제는 대중탕에 가는 쉬운 일조차 못 하게 만들어 버렸다.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이젠 익숙해질 만도 한데 그런 시선이 느껴질 때는 아직도 힘들고, 움츠려 든다. 하지만, 이런 금숙 씨에겐 자신의 병보다 더 큰 고통이 있다. 첫째 딸, 수빈이가 바로 자신의 병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태어날 때는 그다지 크지 않았던 종양과 커피 반점이 성장과 함께 점점 더 커졌고, 결국 열 살이 된 지금 섬유종이 척추를 휘게 했을 뿐 아니라 몸 안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폐와 신장의 기능까지 위협한다.
마침내 용기를 내서 병원 문을 두드리고 수술대에 함께 오르게 된 금숙씨와 수빈이. 비교적 간단한 수술인 금숙씨에 비해서 수빈이는 생각보다 종양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서 수술이 어렵다. 금숙씨와 수빈이는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수빈이의 소원대로 당당하게 수영복을 입고 보통 사람들처럼 가족들과 물놀이를 갈 수 있을까?
스포츠월드 류근원 기자 stara9@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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