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같아서… 쌍둥이라서… 남 같잖은 동료 든든해!

 프로야구 우리 히어로즈에는 타자 전준호와 투수 전준호 동명이인이 존재한다. 또 프로농구에는 조상현(LG 세이커스)·조동현(KTF 매직윙스) 쌍둥이 형제가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프로게이머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KTF 매직엔스에는 ‘테란’ 이영호와 ‘프로토스’ 이영호 동명이인이 있고, 온게임넷 스파키즈에는 박찬수·박명수 쌍둥이 형제가 존재한다.

◆ KTF 매직엔스 '동명이인' 이영호

KTF 매직엔스에는 이영호라는 이름을 가진 동명이인 일명 ‘쌍영호’가 존재한다. ‘어린 괴물’이라는 별명을 가진 ‘테란’ 이영호(16)와 ‘프로토스’ 이영호(20)가 그 주인공. ‘테란’ 이영호는 작년에 15세의 나이로 깜짝 데뷔해 올 3월 개인리그를 석권하고, 올 시즌 프로리그에서도 연승을 구가하며 스타크 ‘본좌’ 대열에 오른 막강 에이스다. 또 ‘프로토스’ 이영호는 올해 데뷔한 신인으로, 올 시즌 프로리그에서 높은 승률을 자랑하며 팀 내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이 두 선수의 승수는 전체 팀 승수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의 활약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종족의 앞글자를 따서 ‘테영호’, ‘프영호’로 불린다.

동명이인인 이들에게는 여러 에피소드도 많다. ‘테란’ 이영호의 경기에 그의 아이디 ‘Flash’ 대신, ‘프로토스’ 이영호의 아이디 ‘Luciper’가 방송에 송출된 일도 있었으며, 급여 입금 시에도 두 선수의 금액이 바뀌어 입금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테란’ 이영호는 “연습실에서 선배들이 ‘영호’를 부르면 두 영호가 동시에 대답하기도 한다”며 “‘프로토스’ 이영호 선수와는 연습 상대를 자주 하면서 절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KTF 매직엔스 관계자는 “팀 차원에서 ‘쌍영호’를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워서 e스포츠의 아이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올 시즌 ‘테란’ 이영호는 다승왕과 MVP, ‘프로토스’ 이영호는 신인왕이 목적으로, ‘쌍영호’의 다승왕·MVP & 신인왕 동시 석권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 온게임넷 스파키즈에는 '쌍둥이' 박찬수·명수

프로게이머 세계에는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쌍둥이 형제도 있다. 온게임넷 스파키즈의 박찬수·명수(21) 쌍둥이 형제가 그 주인공. 1987년생 일란성 쌍둥이인 이들은 ‘저그’ 종족으로 활약하는 것도 같다.

동생 박명수는 “형과 함께 프로게이머로 활약하다 보니 라이벌의식도 생기고 서로 동기부여가 된다”며 “경쟁하면서 서로 열심히 하게 되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최근 개인리그인 ‘EVER 스타리그 2008’ 16강전에서 같은 조에 소속돼 맞대결을 벌인 바 있다. 경기 결과는 형 박찬수의 승리. 이에 박찬수는 “동생과의 첫 대결이었는데,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았다”며 “동생과 상대하려니 벅찼던 것이 사실이고, 그로 인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더욱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쌍둥이 형제인 이들에게도 에피소드는 많다. 게임단에 처음 입단했을 때, 감독·코칭스태프 및 동료들이 이들을 분간할 수 없었던 것.

CJ엔투스 김성기와 관련된 일화도 있다. 김성기는 평소 형 박찬수와 친하고, 동생 박명수와는 친분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쌍둥이 형제를 정확히 구별 못한 김성기가 박명수를 박찬수로 착각, 막무가내로 등을 치고 반말을 하는 등 친한 척(?)을 한 것이다. 박명수는 “평소 별 친분이 없던 김성기 선수가 친한 척을 해서, 처음엔 무척 당황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정욱 기자 jja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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