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들을 한명씩 돌봐주고 어린 엄마들을 만나러 갔다. 한 12명 정도 30평 남짓한 집에서 같이 산다. 근데 생각보다 밝다. 잘 웃고 떠들고 어린 친구들이다. 거기서 아직 아기가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엄마들도 있고 낳아서 바로 입양을 보낸 엄마들도 있다.
너무 밝은데 밝은게 밝은게 아니다. 겉은 웃고 있지만 속은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아서 웃어도 웃은게 아니고 좋아도 좋은게 아니다. 그게 눈에 다 보였다. 장난을 치다가도 아기 이야기가 나오면 조용해지고 눈물을 감추는 엄마들이다.
그런 엄마들을 위해 다섯 남자가 공연을 해줬다.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잠시나마 우리가 상처를 잠시 잊게 해주려고 한 공연. 우리 어린 엄마들이 정말 파이팅했으면 좋겠다. 죽을 때까지 그 상처가 따라가겠지만 그 상처가 조금이나마 아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해찬이의 고향을 가게 되었다. 원장님의 권유로 주소만 달랑 들고서. 한번도 가보지 못한 땅끝마을 해남을. 금방 걸릴 줄 알았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 차를 타고 갔다. 해찬이가 많이 피곤했나보다. 일단 해찬이를 펜션에 재우고 우린 해찬이가 발견된 장소를 가봤다.
그런데 이 사람들 정말 너무한다. 사정이 있었다고 하지만 이건 사정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어떡해 이렇게 잔인한 행동을 할 수가 있지? 놔두고 갈거면 좋은 곳에 두고 가지. 참 정말 화가나고 짜증이 났다. 당장 해찬이 부모들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 너무 화가 치밀어 올랐다. 바다, 돌, 산, 집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이곳에 우리 사랑스런 해찬이를 놔두고 갔다.
해찬이가 얼마나 추웠을까? 잘도 견뎌냈다. 다섯남자는 해찬이가 발견된 장소의 바다를 보면서 다짐했다. 남은 기간 해찬이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기로. 해찬이의 자는 모습을 바라보는데 그냥 내가 너무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남은 기간 해찬이를 더 많이 사랑해 줄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좋은 추억 선물해줄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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