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승 팀’ KIA가 6일 광주 삼성전에서 또다시 타순을 대폭 바꿨다. 부동의 톱타자였던 이용규를 3번으로 돌리고, SK에서 트레이드돼 5일부터 합류한 채종범을 5번에 배치했다. 최하위 KIA는 그동안 현실 타개를 위해 1, 2군 선수 교체와 타순 변경이 빈번했던 팀이다.
KIA의 빈번한 타순 교체 가운데서도 가장 변화가 심했던 타순이 바로 5번이다. 그리고 처음 적은 9명의 명단이 개막 이후 6일 광주 삼성전까지 올 시즌 31경기에서 5번을 맡은 선수들이다. 31경기에 9명이 동원됐으니 평균 3.4경기마다 한 번씩 임자가 바뀐 셈이다.
1, 2번 테이블 세터진은 이용규와 김원섭이 주로 맡았고, 3번은 장성호가 중심타선의 축으로 버텼다. 4번은 시즌 초반 신인 나지완에 이어 장성호와 최희섭이 점유했다가 최근 이재주로 고정되는 추세다. 그러나 최희섭이 여전히 부진하면서 5번 자리는 ‘무주공산’이 돼버린 느낌이다. 급기야 조범현 감독이 좋아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였던 좌완 전병두를 주고 데려온 채종범이 6일 마침내 그 자리를 꿰찼다. 그런데 채종범의 시즌 타율은 지난 5일까지 고작 1할3푼8리(29타수 4안타), 1타점이다.
클린업트리오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5번 타자는 장타력과 정교함을 겸비하고, 특히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이는 ‘해결 능력’이 가장 필수적인 요건. 그러나 KIA에는 불행히도 이런 능력을 갖춘 타자가 없다.
부상으로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장성호가 15타점으로 팀내 최다 타점을 기록 중이다. 오히려 테이블 세터로 살아나가는 게 주임무인 이용규가 5일까지 11타점, 김원섭이 10타점을 각각 올렸다.
12타점을 올린 최희섭은 타율이 1할9푼2리(104타수 20안타)로 극도로 부진하다. 이러니 KIA의 5번 타자는 몇 경기마다 계속 바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는다면 KIA의 4강 진출의 꿈은 자꾸만 멀어져 가고있다.
광주=이준성 기자 os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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