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환 우리 히어로즈 감독이 23일 광주 KIA전에 앞서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이 감독은 경기전 “우리 팀에 아주 좋은 선수가 있다. 2군에서 발도 빠르고, 타격도 소질이 있는 선수인데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먼저 말을 꺼냈다. 그 선수는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돼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우타자 외야수 최현종(23)이다.
이 감독은 최현종에 대해 “지금 LG 톱타자인 이대형만큼 빠르다”고 잘라 말했다. 이대형은 지난해 53도루로 타이틀을 거머쥔 ‘신진 대도’다. 이광환 감독에게는 이렇게 단언할 수 있는 증거가 있다.
이 감독은 2003년 LG 감독 시절 이대형과 한솥밥을 먹었는데, 당시 이 감독은 이대형이 홈플레이트에서 발을 떼는 순간 초시계를 눌러 1루 베이스를 밟을 때까지 시간을 잰 적이 있다. 이대형의 기록은 ‘3초2’대다. 이 정도면 ‘특급’에 속하는데 최현종도 같은 기록을 낸다는 것. 참고로 홈플레이트에서 1루 베이스까지의 거리는 27.431m이다.
이 감독은 “이 정도 스피드라면 리드가 가능한 1루와 2루 사이에서는 시간이 더 단축된다. 살아나갈 수만 있으면 한 시즌 50도루가 가능하다”며 “3초3이나 3초4 가량의 선수는 30도루 정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발이 빠른 선수는 성장속도도 빠르다. 이대형만 해도 입단 3년째부터 제몫을 하기 시작했고, 5년째인 지난해 팀의 주축 선수가 됐다. 지금 KIA에서 뛰고 있는 이용규도 마찬가지”라고 예를 들었다.
빠른 스피드에 정교한 방망이까지 갖추면 금상첨화다. 그 대표적인 선수가 한국 프로야구 현역 선수 가운데는 이대형이고, 세계적인 선수로는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즈키 이치로가 있다. 이대형과 이치로는 빠른 발을 활용한 내야안타가 많다.
공교롭게도 이대형의 광주일고 1년 후배이기도 한 최현종은 지난 2004년 현대 유니콘스에 신고선수로 입단했고, 2006년 경찰청에 입대했다가 올 1월 복귀한 ‘중고 신인’이다.
최현종이 이광환 감독의 기대대로 빠른 발만큼 놀라운 성장 속도를 보일 지 궁금하다.
광주=이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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