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의 거포 이대호(26)가 시원한 만루포로 시즌 1호 홈런을 장식했다. 아울러 한층 정확해진 타격으로 무장해 시즌이 끝난 후 과연 몇 개의 트로피를 차지할지 벌써 관심이다.
이대호는 3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2008시즌 개막 두 번째 경기 3회초 1사 주자 만루에서 우완 투수 정민철을 상대로 짜릿한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볼카운트 2-1에서 114㎞ 바깥쪽 낮은 커브를 살짝 걷어올린 것이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보통 타자 같았으면 평범한 외야 플라이에 그칠 정도로 중심이 무너진 상태에서 배트가 가볍게 돌았지만, 이대호가 워낙 힘이 좋다 보니, 홈런이 됐다. 비거리는 115m.
이대호가 2008시즌 두 번째 경기 만에 신고한 시즌 1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4번째 만루 홈런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대호는 올 시즌 개막전인 29일 한화전에서 5타수 4안타 1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데 이어 이날도 4타수 2안타 5타점을 올렸다.
전날 5회 세 번째 타석부터 30일 3회 두 번째 타석까지 5타석 연속 안타를 기록할 만큼 타격감이 날카롭게 살아 있었다.
힘과 정교함을 고루 갖춘 타격솜씨를 잘 보여준 이대호는 타격 4관왕으로 최고의 해를 보냈던 2006년에 버금갈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이런 감각을 잘 유지한다면 올해도 타격 타이틀을 여러 개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가 만루 홈런을 포함해 맹타를 휘두르자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리그 최고의 선수라는 사실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타격 기술이나 힘 모두에서 한국 프로야구 ‘톱’이라고 자신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이대호는 “특별히 노리고 친 것은 아니고 외야 플라이라도 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배트를 댔는데 운이 좋게 넘어갔다. 체력이나 컨디션은 괜찮다”며 기뻐했다.
아울러 이대호는 초반부터 안타가 쏟아지는 비결에 대해 “타구가 코스가 좋고 운도 따라서 안타가 잘 나온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을 4강에 올리는 것이 유일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는 개막일인 29일 SK 정상호의 LG전 연장 11회 프로 첫 개막전 대타 끝내기 홈런에 이어 이날 4개 구장에서 총 9개의 홈런 축포가 터졌다.
대전=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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