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거 실종… EPL 코리안 연속결장

이영표 한달넘게 결장 장기화
기현ㆍ지성ㆍ동국도 같은처지
[스포츠월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설기현(풀럼), 이동국(미들즈브러).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이 사라졌다.

한때 대한민국 국민의 자부심이었던 태극전사 프리미어리거들이 그라운드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펄펄 뛰어야할 이들이 지난주 경기에 모두 출전하지 않았다. 특히 이영표와 설기현은 특별한 부상이 없음에도 한 달 넘게 결장이 장기화되고 있어 팬들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영표는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펼쳐진 2007∼2008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웨스트햄과의 홈경기 때 교체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팀은 4-0으로 대승했지만 이영표는 씁쓸한 마음으로 팀 승리를 지켜봐야 했다. 이영표 자리였던 왼쪽 풀백에는 오른쪽 요원 파스칼 심봉다가 옮겨왔고 지난 겨울 이적 시장에서 영입된 앨런 휴튼이 오른쪽 풀백으로 나섰다.

이영표의 결장은 벌써 9경기째다. 이영표는 1월28일 맨유와의 FA컵 32강전에서 선발 출전해 후반 교체 아웃된 뒤 계속 쉬고 있다. 올시즌 새로 부임한 후안데 라모스 감독이 앨런 휴튼(스코틀랜드)과 질베르투(브라질) 둥 풀백 자원을 꾸준히 영입하면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이영표가 네덜란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친정팀인 PSV 에인트호벤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멘트를 한 것으로 잘못 전달돼 보도되면서 상황은 더욱 안좋아졌다.

박지성과 설기현, 이동국도 위기상황에 놓인 건 마찬가지. 설기현은 1월23일 브리스톨 로버스(3부)와의 FA컵 64강전 이후 6경기 연속 결장했고 이동국은 2월10일 풀럼전 이후 5경기째 휴업상태다. 설기현은 특히 지난 1월 로이 호지슨 감독과 말싸움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라운드 복귀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그나마 형편이 나은 박지성은 지난 2일 풀럼전서 올시즌 마수걸이골을 쏘아올렸지만 팀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한 건 결코 아니다. 박지성도 나니 등 경쟁자들의 활약 속에 최근 2경기 연속 결장이다.

이영표와 설기현이 올 여름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이 기정사실화됐고 6월말 계약이 끝나는 이동국은 잉글랜드 잔류가 불안한 상황이다. 위기의 태극전사들이 향후 어떤 행보를 펼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범자 기자 butyou@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