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장기화로 건강과 심신 치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웰니스(Wellness)’가 주목받고 있다. 웰니스란 웰빙(well-being)에 행복(happiness)과 건강(fitness)‘ 개념을 접목시킨 용어로, 의료·관광 분야에서 시작됐으나 최근에는 정신적·사회적인 안정과 신체 건강의 조화를 추구하는 다양한 활동으로 적용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건설·IT/자동차·유통·관광·의료/바이오 등 산업계 각 분야의 웰니스 트렌드 분석과 함께 대표주자로 떠오르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아파트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단순한 주거 시설, 부의 척도 정도로만 여겨졌던 아파트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운 종합 힐링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가 주목을 받으면서 공원을 방불케 하는 명품 조경시설을 갖춘 ‘웰니스’ 아파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조경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무와 꽃, 수경시설 등으로 꾸며진 조경이 입주민의 삶의 질과 아파트 가격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주거 트렌드’ 보고서를 보면 미래 주거 선택 요인 중 1위로 ‘쾌적성’(33%)이 차지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주변에 산과 숲, 공원 등 녹지 공간이 가까운 숲세권 단지가 인기였다면, 이제는 단지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산책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조경시설의 가치가 높아졌다”며 “덩달아 정비사업 수주전에서도 조경의 다양성과 품질이 시공사 선정 결과를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건설사들도 조경 전담팀을 꾸리고 관련 투자를 늘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조경 부문에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진행된 ‘레드닷 디자인어워드 2022’에선 현대건설이 시공한 ‘디에이치 라클라스’의 조경시설물인 ‘클라우드 워크 파빌리온’이 본상을 받았다. 이번 수상으로 현대건설은 작년 iF 디자인 어워드 및 IDEA 어워드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3월 래미안 단지에 적용할 새로운 조경 상품 ‘네이처 갤러리’를 개발했다.
네이처 갤러리는 아파트 단지 내에 숲을 조성한 ‘그랜드 포레스트’, 주동 후면부 등에 생육환경에 적합한 식물을 배치한 ‘쉐이드 라운지’, 대규모의 수경공간과 조형요소가 어우러진 ‘그랜드 레이크’ 등으로 이뤄진다.
래미안의 조경은 세계조경가협회상(IFLA Awards) 11회 수상,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를 2년 연속 수상하는 성과를 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의 프리미엄 정원 설계인 ‘아크로 파크 에디션’도 2년 연속 IDEA 디자인 어워드 환경부문 본상을 수상했고, 대우건설이 오는 5월 분양 예정인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은 조경률을 20%로 높여 넓은 조경 공간을 확보했다.
코오롱글로벌은 하늘채 단지에 적용할 새 조경상품 ‘하늘채 시그네이처’를 개발했다. 하늘·달·구름·바람·물·해 등 6가지 자연을 모티브로 한 조경 시설물로, 철 위주 재료를 최소화하고 초고성능콘크리트와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게 특징이다.
조경 특화 설계를 반영한 웰니스 아파트의 등장은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선호도가 낮았던 아파트 저층 세대의 몸값이 뛰고 있다. 과거엔 사생활 침해나 조망권 부족 등으로 가치가 평가절하됐지만 최근 저층부만의 특장점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저층부는 공원 못잖은 수준으로 조성된 단지 내부 조경을 마치 앞마당처럼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층간소음 문제로부터 자유롭고, 고층부보다 매매가격이 저렴한 것도 인기가 높아진 요인”이라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