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엿보기]선동렬 감독 6월반격 여유

우리 라인업을 봐 시범경기 같지 않아?”

프로야구 삼성의 선동렬 감독이 히어로즈와의 목동 3연전 내내 타순 라인업이 새겨진 전광판을 바라보며 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시즌 전 막강 클린업 트리오라는 평을 받았던 양준혁-심정수-크루즈 등 쟁쟁한 선수들의 이름부터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양준혁 만이 주말 1군에 복귀할 예정이고, 심정수는 부상으로, 크루즈는 중도 퇴출로 올 시즌 아예 볼 수 없게 됐다. 대신 그 빈자리를 박석민과 채태인, 최형우 등 신예들이 대신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이번 목동 3연전 동안 주전 포수 진갑용 마저 왼 손목이 좋지 않아 라인업에서 제외됐고 29일 경기엔 최고의 타격감을 보여주던 박한이 마저 전날 무릎 부상으로 빠졌다.

선 감독은 이런 라인업을 보더니 “박진만 빼고는 주전이라고 할 선수가 하나도 없다”고 껄껄 웃으면서 “어쩌면 오늘 우리 타선의 연봉이 상대팀 히어로즈보다도 적을 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선 감독의 우려와는 달리 다행히도 이날 양팀의 1번부터 9번 타자까지 연봉은 삼성이 약 1억3067만원으로 약 1억2111만원의 히어로즈보다는 900만원 가량 많았다.

하지만 삼성의 평균 연봉이 1억1418만원으로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한 억대를 자랑했던 것에 비해 히어로즈는 5600만원으로 8개 구단 가운데 꼴찌라는 점을 고려할 때는 적은 차이였다.

선 감독은 “타선 뿐 아니라 투수진에서도 시즌 초반 생각했던 라인업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래도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박석민 채태인 최형우가 부쩍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돼 오히려 전화위복”이라며 밝은 표정이었다.

신예들로 목동 3연전을 싹쓸이한 가운데 30일부터는 양준혁과 함께 백업 포수인 현재윤까지 돌아오고 박한이 진갑용도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등 좋은 소식도 들린다. 삼성이 6월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기에 선 감독의 표정에는 여유가 넘쳐 보였다.

목동=송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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