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클럽팀 최초 방한’ 내고향, 결국 도쿄 꺾고 아시아 클럽 정상 등극…MVP, 결승골 넣은 김경영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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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자 축구 클럽으로 사상 처음 방한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내고향은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끝난 도쿄 베르디(일본)와의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대회 첫 출전부터 챔피언 자리에 올랐고,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5억2000만원)도 품에 안았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전반 44분 결승골을 터뜨린 김경영이 차지했다.

 

파죽지세였다. 내고향은 지난 20일 수원FC 위민과 남북 여자 축구 클럽 간 첫 대결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사흘 뒤 도쿄까지 꺾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조별리그에서 0-4 참패를 당했던 아픔을 완벽하게 지웠다.

 

킥오프와 함께 치열한 공방전이 시작됐다. 도쿄는 전반 5분 시오코시 유즈호, 내고향은 전반 12분 김경영의 슈팅으로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16분 도쿄는 또 한번 찬스를 잡았지만 골키퍼에게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전반 32분 리수정이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발을 높게 든 신조 미하루와 충돌하고 쓰러졌다. 퇴장 여부를 두고 비디오판독(VAR)이 가동됐지만, 옐로카드에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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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타임 직전 내고향이 팽팽한 균형을 깨뜨렸다. 전반 44분 정금이 전방으로 연결된 롱볼을 몸싸움으로 지킨 뒤 패스했다. 김경영이 일대일 기회에서 오른쪽 구석을 노린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내고향이 다시 날카로운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3분 문전으로 뛰어든 김경영이 정금의 크로스에 헤더를 시도했으나 골키퍼를 뚫진 못했다. 양 팀 모두 추가골을 노렸지만, 쉽지 않았다.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지만 득점 없이 내고향이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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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지난 수원FC위민 전때처럼 내고향을 응원하는 단체들이 많았다.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등 200여 개 단체로 꾸려진 '2026 AFC-AWCL 여자 축구 공동응원단'이 관중석을 메웠다. 공동응원단은 결승전 동안 막대풍선을 치고 환호를 보내며 내고향에 힘을 실어줬고, 수원종합운동장엔 총 2670명이 방문했다.

 

이번 경기는 북한 클럽팀이 최초로 방한한 사례로 역사에 남는다. AWCL은 2년 전 AFC가 여자 축구 활성화라는 국제적인 흐름에 맞춰 출범했다. 올해 1월 대한축구협회는 AFC에 이번 대회 준결승과 결승전 개최 의향서를 제출했고, 지난 3월 수원FC 위민이 준결승에 진출하면서 개최권을 가져왔다.

 

경직된 남북 관계로 불참할 거란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내고향은 중국 베이징을 경유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북한 여자 축구 클럽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여자 축구대표팀으로 계산하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다. 선수로 따지면 2018년 인천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에 참가한 차효심 이후 8년 만이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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