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주리라 믿는다’ KT의 신뢰… 김현수가 느끼는 무게 “함축된 게 많죠”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나도현) 단장님이 사인하는 날 딱 두 마디 하셨어요. ‘고맙다. 잘 해주리라 믿는다’고요(웃음).”

 

마침내 마법사 군단 소속으로 팬 앞에 섰다. 프로야구 베테랑 외야수 김현수(KT)가 자유계약(FA) 계약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9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KT 팬 페스티벌에 참석해 유소년 재능기부 프로그램, 팬 사인회 등 사전 행사에서도 현장의 환호성을 크게 끌어내는 등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당초 이날 팬들과 함께하는 게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KT와 계약하기 전부터 정해진 개인 일정이 있었기 때문. 일정 조정을 통해 극적인 합류가 성사됐다. 선수 본인은 “배려를 받아 이곳에 올 수 있었다. 기존 일정을 미룰 수 있게 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FA로 와서 팬들께 인사를 하는 자리 아닌가. 팬 사인회와 유소년 재능기부 행사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올겨울 FA 시장에서의 협상 과정은 길고 조심스러웠다. 김현수를 두고 복수 구단의 경쟁 구도가 펼쳐졌다. 고심 끝에 KT의 손을 잡고, 3년 50억원 전액 보장 계약을 품었다. 마음고생도 컸다는 후문이다.

 

사진=KT 위즈 제공

 

이를 두고 “오늘 팬들께 환대받을 수 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요즘 마음이 작아졌나봐요”라고 운을 뗐다. 구체적인 협상 과정엔 말을 아꼈다. 대신 “처음부터 마음엔 변함이 없었다. 시간이 걸린 이유를 설명하면 너무 길어질 듯싶다”면서도 “KT가 좋은 대우를 해줬다. 지금은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이적을 한 만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현수는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격기계”다. KBO리그 통산 2221경기에 출전, 타율 0.312(8110타수 2532안타) 261홈런 1522타점을 작성했다. 8000타석 이상 기준 KBO리그 역대 4위 타율이며, 최다 안타 3위 등을 작성한 바 있다.

 

KT 수뇌부, 특히 나 단장의 기대가 무척 크다. 김현수도 체감하고 있는 대목이다. 그는 “단장님께서 계약서에 도장 찍는 날 ‘고맙다. 잘 해주리라 믿는다’고 딱 두 마디만 하셨다.  많은 게 함축돼 있다. 그중 하나가 ‘더그아웃 리더’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소 군기반장은 물론, 동료들을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는 유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김현수는 고개를 저은 뒤 “일단 선수들과 친해지는 게 먼저”라며 “KT 선수단의 기존 성향도 알아야 하고, 나 역시 그 과정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베테랑들이 솔선수범하면 후배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2년 전만 해도 전 소속팀 LG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 정상을 두고 KT와 치열하게 다퉜다. “KT가 정말 분위기도 좋고, 자유롭다고 들었다. 자유로우면서도 적절한 긴장감이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해 못 나간 가을야구를 내년에는 반드시 나가야 한다. 나 혼자서는 어렵다. 동료들과 잘 해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KT 위즈 제공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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