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가 이어진다.
프로축구 FC서울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구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이날 FC서울 서포터스 수호신 응원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일어난 물병 투척 사건과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징계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냈다.
사건은 서울이 지난 11일 인천과의 12라운드 경기에서 2-1로 승리한 후 발생했다. 경기 후 서울 골키퍼 백종범은 인천 팬들을 향해 포효했다. 이에 분노한 인천 팬들은 그라운드로 물병을 던졌다. 인천 선수들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많은 물병이 경기장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기성용은 물병에 급소를 맞았다.
인천 구단은 전달수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게재하며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경기감독관으로부터 현장 상황을 전달받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상벌위원회를 통해 징계를 발표했다. 지난 16일 제8차 상벌위원회를 통해 인천 구단에 제재금 2000만원과 함께 홈경기 응원석 5경기 폐쇄 징계가 내려졌다.
이는 경기규정 제20조 제6항에 따라 홈팀은 경기 중 또는 경기 전후 홈 경기장 안전과 질서 유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며, 이번 건은 소수의 인원이 물병을 투척한 과거의 사례들과 달리 수십 명이 가담하여 선수들을 향해 집단으로 투척을 했기 때문에 사안이 심각한 것으로 봤다.
백종범에게도 관중을 향한 비신사적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제재금 700만을 부과했다. 하지만 경기 중에 관중석에서 과도한 욕설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남돈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장의 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백종범은 이날 상벌위원회에 불참했다. 경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천 팬들로부터 과한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받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기에 선수 보호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였다. 하지만 조 위원장은 “백종범 선수는 왜 출석하지 않았느냐. 징계 대상인 선수가 팀 훈련 때문에 상벌위에 오지 않는다는 건 연맹 디그니티(존엄성)를 무시하는 행위다. 구단에서 이런 점은 더 신경 써야 했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상벌위 불참으로 인해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징계가 발표되고 수호신은 성명문을 통해 연맹의 징계에 대해 즉각 항의했다. 여기에 모금을 통해 제재금을 대신 내주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백종범의 뜻에 따라 이는 기부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
서울 팬들은 이날 경기에서도 1인 시위를 하는 등 항의를 이어갔다. 더불어 경기 시작과 함께 “정신 차려 연맹!”을 외쳤다. 연맹의 징계에 항의하는 걸개를 내걸기도 했다. 이어 백종범의 이름을 연호하며 응원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도 “(백)종범이가 팬들로부터 너무 격한 메시지를 받고 많이 힘들어했다”면서 “심한 부상을 당하라는 얘기도 있었다. 나에게도 보여주더라. 그래도 지금은 털어낸 것 같다. 괜찮아졌다”고 바라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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