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다투던 현대캐피탈, 이제 봄배구를 바라본다… OK금융그룹과 운명의 최종전

현대캐피탈 선수단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뜨거운 반등이 꽉 찬 결실로 이어질까.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OK금융그룹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양 팀 모두 정규시즌 피날레를 알리는 최종전이다.

 

공교롭게도 두 팀의 운명이 한 데 엮인 경기다. OK금융그룹은 시즌 20승15패, 승점57로 3위를 확정해 최소 준플레이오프(준PO·단판제) 진출을 확정했다. 현대캐피탈은 17승18패, 승점 53으로 4위다. 순위 역전은 불가능하지만, 마지막 남은 봄배구 가능성인 준PO 성사를 향한 실낱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V리그는 3·4위간 승점 차가 3점 이하일 때, 준PO가 펼쳐진다.

 

경우의 수는 단순하다. 현대캐피탈은 무조건 승리해 승점을 얻어야만 한다. 승점 2만 획득해도 격차는 3점이 돼 준PO가 열릴 수 있다. 지면 그대로 시즌 종료다. 현대캐피탈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걸고 이날 경기에 임한다.

 

현대캐피탈의 올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시즌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명승부를 수놓은 끝에 준우승을 차지한 탄탄한 전력을 갖췄지만, 좀처럼 성적이 나지 않았다. 개막 5연패로 출발했다. 이후 최하위 KB손해보험을 2경기 연달아 잡아냈지만, 다시 시즌 최다 6연패 수렁에 빠지는 등 끝없이 헤맸다.

 

현대캐피탈 진순기 감독대행(가운데)이 작전타임 도중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결국 지난해 12월, 9시즌 동안 동행해온 최태웅 전 감독과 작별을 선택했다. 4승13패, 승점16으로 6위에 머무르던 때다. 7위 KB손해보험과의 승점 차는 단 2점. 그대로 두 팀이 꼴찌를 두고 다투는 듯했다.

 

확 달라졌다. 진순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직을 수행하며 뜨거운 반등이 찾아왔다. 진 대행이 지휘봉을 잡자마자 5연승을 내달렸다. 이후에도 꾸준히 승리를 적립하며 강팀의 면모를 되찾은 현대캐피탈은 진 대행 체제 13승5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승점 37점을 추가하면서 꼴찌 경쟁팀이 아닌 봄배구 경쟁팀으로 거듭났다.

 

결실을 맺어야 할 때다. 지난 12일 홈 우리카드전에서 그 간절함이 돋보였다. 리그 1위 팀 상대 열세가 점쳐졌고,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이 부상으로 빠지는 악재까지 맞았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공백을 메운 김선호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은 물론, 나머지 멤버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우리카드를 3-1로 제압해 승점 3을 챙기는 기염을 토했다. 그 덕에 OK금융그룹과의 최종전에 가능성을 안고 임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승리가 필요한 건 맞상대인 OK금융그룹도 마찬가지다. 기세하면 빠질 수 없는 팀이다. 6라운드 성적이 5승1패에 달한다. 상위 순위팀인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을 모두 꺾으면서 다가올 포스트시즌에서의 돌풍을 예고한 상황이다. 현대캐피탈의 반란을 제압하고 최대한 체력을 세이브한 이후,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에 임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두 팀의 상대전적은 OK금융그룹이 3승2패로 미세한 우위를 잡고 있다. 하지만 그 중 3경기가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한 치의 양보도 허락되지 않는 승부가 천안에 수놓아진다.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왼쪽)과 선수단이 득점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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