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여흥 뒤로 하고 다시 뛰는 V리그… ‘진짜’ 승부처가 온다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 전경. 사진=KOVO 제공

 

‘뜨거운 봄을 향해!’

 

프로배구가 열흘의 휴식기를 마치고 돌아온다. 남녀부 대표 스타들이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에 모여 화합의 장을 펼쳤지만, 이제는 다시 네트를 앞에 두고 맞서야 한다. 남녀부 모두 5~6라운드, 팀당 12경기만 남긴 가운데 30일 열릴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맞대결로 각각 재개 휘슬을 울린다.

 

◆대혈투의 서막

 

남자부는 혼돈 그 자체다. 순항하던 우리카드와 삼성화재가 부진에 빠진 게 결정적이었다. 내내 선두를 달린 우리카드는 5연패 중이고, 삼성화재도 최근 1승4패로 불안하다. 그 사이 OK금융그룹이 4라운드 전승으로 치고 올라왔다. 그 아래 있는 한국전력, 현대캐피탈도 무시할 수 없다. 1위부터 6위까지 모든 간격이 촘촘하다. 매일 순위표가 요동쳐도 이상할 게 없다.

 

대한항공 선수단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현대캐피탈의 아흐메드(왼쪽)와 전광인이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빅뱅은 접전의 시작을 알리기에 더없이 좋은 매치업이다. 전인미답의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은 1위 탈환의 기회를 맞았다. 승리를 빚는다면 우리카드와의 승점 1점 간격을 뒤집고 곧바로 순위 역전에 성공한다. 연패에 허덕이는 우리카드를 더욱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 상대 전승을 달리고 있는 만큼 자신감도 하늘을 찌른다.

 

현대캐피탈도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 봄배구 마지노선인 4위가 여전히 사정권이다. 최태웅 감독 경질 이후 진순기 대행 체제에서 확 바뀐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막판 반전을 충분히 꿈꿀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언급한 상대전적이 마음에 걸리지만 직전 4라운드 대결에서는 풀세트 접전을 끌어내며 가능성을 봤다. 전패 굴욕을 씻고 도약 발판을 마련할 기회다.

 

◆흥국생명의 ‘올인’

 

여자부에서 주목해야 할 팀은 역시 흥국생명이다.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다가 현대건설에 자리를 뺏겼고, 지금은 승점 차가 8점까지 벌어졌다. 오히려 3위 GS칼텍스와의 격차가 7점으로 더 가깝다. ‘우승 경쟁 팀’ 타이틀이 무색해지지 않으려면 매 경기 승점 3점이 필요하다.

 

흥국생명 선수단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흥국생명 대체 외인으로 합류한 윌로우 존슨. 사진=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제공

 

승부수도 꺼냈다. 부진과 태도 논란을 거듭하던 외국인 옐레나 므라제노비치와 작별하고 윌로우 존슨이라는 새 얼굴을 영입했다. 메이저리그(MLB) 전설의 투수 랜디 존슨의 딸이라는 배경까지 알려지며 배구 외적인 관심까지 독차지하는 중이다. 한국도로공사와의 후반기 개막전에 곧바로 출전이 예상되는 만큼, 흥국생명의 막판 역전 가능성을 이르게 가늠해 볼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한국도로공사는 6위에 그치며 사실상 봄배구가 멀어진 상황이다. 정대영, 박정아의 빈 자리를 채우는 리빌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다고 해서 패배가 당연한 건 아니다. 승리만큼 좋은 경험치는 없다. 마침 지난 3라운드에서 흥국생명에 풀세트 끝 일격을 가한 좋은 기억도 있는 만큼, 예상을 뒤엎는 반전에 도전한다.

 

한국도로공사 김세빈(왼쪽)이 문정원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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