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2관왕’ 신영석이 전한 진심 “韓배구 밑바닥 떨어졌지만… 후배들 믿어달라”

2023∼2024시즌 올스타전 남자부 MVP에 선정된 신영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애정이 담긴 선배의 한마디였다.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의 ‘베테랑’ 미들블로커 신영석은 2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에 참가해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와 세리머니상을 휩쓸며 2관왕 영예를 안았다.

 

화끈했던 축제, 인상 깊은 활약이었다. 팬 투표에서 2만9031표를 얻어 4시즌 연속 남자부 최다 득표자로 거듭난 그는 본 행사에서도 가장 눈에 띄었다. 남자부 별들이 출전한 1세트에서 서브에이스 1개 포함 4점을 냈다. 성적만이 아니다. 세트 초반 다소 무거웠던 공기를 단번에 풀어버리는 ‘줄넘기 슬릭백 댄스’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다른 동료들과도 서슴없이 어울리며 완벽한 ‘배구가무’를 수놓았다.

 

신영석이 줄넘기 슬릭백 댄스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그는 “생각지도 못했다. 많은 상을 받아 봤지만 올스타 MVP는 처음”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이어 “2주 동안 고민을 많이 했다. 팬들께서 많은 제안을 주셨는데 슬릭백이 그중 하나였다. 전날 한 시간 정도 연습했다. 이런 재능이 있을 줄 몰랐다”고 2관왕 소감을 전했다.

 

축제의 여흥이 가시지 않은 인터뷰실에서 밝게 웃던 그였지만, 잠시 진중한 표정으로 진심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근 여러 국제대회에서 추락해버린 한국 배구의 위상에 대해 리그 대표 베테랑으로서 가지고 있던 무거운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저번 대표팀에 많은 배구 팬께서 실망하셨다. ‘왜 배구를 보러 와야 하는가?’라는 질문도 받은 적이 있다”며 운을 뗐다. 이어 “우리 배구가 밑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의 어린 선수들이 남자배구를 끌어갈 선수들이라고 본다”며 성장하는 후배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어린 선수들이 많이 올스타에 뽑혀서 끼를 발산하기도 했는데, 이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많이 기대해달라”며 “언젠가 다시 남자배구가 올림픽으로 가는 꿈을, 어린 선수들이 펼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3∼2024시즌 올스타전 세리머니상을 수상한 신영석(오른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휴식기를 마치고 재개될 남자부 정규시즌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은 스트레스 받고 힘들겠지만 팬들께서는 (치열한 순위싸움으로) 즐거울 거라 생각된다. 남자부가 여자부에 비해 (인기가) 밀리는 건 사실이지만, 선수들이 많이 노력해서 남자부도 정말 재밌다고 느끼실 수 있게끔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모든 남자 선수들이 봄배구에서 정말 멋있는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웃은 그는 “물론, 제가 속한 한국전력은 무조건 봄 배구에 갈 것”이라는 당찬 다짐도 잊지 않았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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