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문제로…라 루사 감독, 지휘봉 내려놓는다

토니 라 루사(78) 시카고 화이트삭스 감독이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현역 최고령 사령탑이었던 라 루사 감독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라 루사 감독은 4일(이하 한국시간) 구단을 통해 “건강문제로 2023시즌엔 감독을 맡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구단이 빨리 차기 감독을 선임할 수 있도록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건강 이슈로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권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삭스는 라 루사 감독 대신 미겔 카이로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80승80패를 기록 중이다.

 

라 루사 감독은 지난 8월말 심장문제로 자리를 비웠다. 앞서 2월에는 심장박동기 삽입 수술을 받은 바 있다. 라 루사 감독은 “지난 8월 31일 타격 훈련 중 인공심박 조율기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료진의 연락을 받았다. 현장을 떠나 정밀검사를 해야 했다”면서 “나아가 인공심박 조율기를 사용하지 않는 동안 또 다른 건강 문제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치료를 받고 회복하기 위해선 내년 화이트삭스 감독직을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라 루사 감독은 빅리그 감독 역사를 써왔다. 1979년 화이트삭스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1986~1995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1996~2011년) 등 세 팀에서만 통산 2900승 2514패를 기록했다. 역대 MLB 감독 다승 순위에서 코니 맥(3731승)에 2위에 올라 있다.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으며 2014년 명예의 전당에 올르기도 했다. 지난 시즌 10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와 화이트삭스를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1위로 올려놓았다.

 

올해는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을 뿐 아니라 물음표를 자아내게 하는 작전으로 팬들의 원성을 들어야 했다. 라 루사 감독은 이번 시즌을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 기록이 증명하듯, 나는 내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도 “팬들은 매 경기 열정과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갖고 응원했다. 내가 경험한 팬들 중 가장 역동적이었다. 화이트삭스로 돌아와 좋은 추억을 많이 갖고 떠나게 돼 감사하다. 이 세상에 나보다 더 운이 좋은 감독은 없을 것”이라고 팀을 향한 여전한 애정을 전했다.

 

사진=AP/뉴시스 (공식석상에 선 토니 라 루사 시카고 감독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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