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최원준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더 잘하고 싶었다. 믿음에 꼭 보답하고 싶었다. 돌아온 성적은 아쉽기만 했다. 프로야구 두산 선발투수 최원준(28)이 “감독님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동국대를 거쳐 2017년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은 최원준은 이듬해 1군에 데뷔했다. 2020시즌 중반부터 대체선발로 로테이션을 돌았다. 그해 42경기 123이닝서 10승2패 평균자책점 3.80을 빚었다. 지난해에는 선발진의 토종 에이스로 거듭났다. 29경기 158⅓이닝서 12승4패 평균자책점 3.30을 올렸다. 올해는 지난 두 시즌에 비해 주춤했다. 29경기 158이닝서 8승12패 평균자책점 3.65에 그쳤다.

 

 최원준은 “(김태형) 감독님께서 내게 정말 많이 기대하셨던 걸 안다. 늘 믿어주시고 좋은 말씀도 자주 해주셨다”며 “연승은 잇고 연패는 끊으며 역할을 잘 해냈어야 했다. 믿음에 부응하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반성했다.

 

 김 감독은 시즌 내내 무심한 듯 다정히 조언을 건넸다. 최원준이 흔들릴 때면 “야~ 그렇게 던져서 되겠냐”고 하면서도 “승부할 때 조금 더 신중히 임해야 하는데 너무 쉽게 들어가는 것 같다. 그래서 공이 자꾸 맞아 나가는 것”이라고 원인을 짚어줬다. 최원준은 “훈련할 때 항상 챙겨주신다. 쓴소리도 감독님만의 애정표현이고 관심이라는 걸 알고 있다”며 “막막할 때 어떻게 승부하면 좋은지 여러 노하우도 귀띔해주셨는데 내가 잘 따라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유난히 야구가 어렵다고 느낀 한 해다. 큰 포부를 갖고 목표를 세웠다. 주위의 기대치도 높았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성적에 예민해졌고 조급함이 자리 잡았다. 그는 “한편으론 ‘나 왜 이렇게 야구를 어렵게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때로는 단순해야 하는데 야구를 하면 할수록 숙제가 늘어나는 듯했다”며 “내가 더 노력해야 한다. 스스로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더 깊은 선수가 되기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 최원준은 “귀중한 경험을 한 것 같다. 올겨울 캠프 때부터 잘 준비해 내년에는 더 잘하겠다”며 “내가 토종 선발진의 맏형이다. 이번에 터득한 것들을 토대로 후배들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때 같이 답을 찾아주고 싶다. 다음 시즌에는 선배로서 동생들을 보다 잘 이끌어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다짐했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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