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타] 이승우 “‘닥터로이어’, 물음표로 시작해 느낌표로 끝났죠”

사회초년생의 이미지를 벗고 믿음직한 의사로 분했다. 환자를 살리겠다는 그의 의지는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닥터로이어’ 이승우가 완성한 최요섭의 이야기다. 

 

오디션부터 마지막 촬영까지 10개월 정도 ‘닥터로이어’와 함께했다. 지난달 26일 스포츠월드 사옥에서 만난 이승우는 “다른 작품을 끝내고는 ‘시원섭섭하다’ 생각했는데, ‘닥터로이어’는 후련한 기분이 든다. 끝까지 시청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닥터로이어’는 조작된 수술로 모든 걸 빼앗기고 변호사가 된 천재 외과의사(소지섭)와 의료범죄 전담부 검사(임수향)의 메디컬 서스펜스 법정 드라마. 극 중 이승우가 분한 최요섭은 반석 병원 펠로우 3년차. 한이한(소지섭)의 후배로 흉부외과 차기 유망주로 꼽혔다. 한이한이 떠난 흉부외과에서 사람 살리는 보람으로 꿋꿋하게 버텨내는 인물이었다.

이승우가 바라본 최요섭은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환자의 생명만을 생각하는 의사’였다. 한이한을 배신하고, 구현성(이동하)의 유령 의사가 됐지만, 그 안에는 환자를 살리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 이승우는 “길수연 수술을 부탁하러 갔을 때, 한이한이 크게 화내지 않은 이유도 그래서였다고 생각한다. 한이한은 최요섭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짚었다.

 

환자의 생명만을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처한 상황에 죄책감을 느꼈고, 끝없이 고뇌에 빠졌다. “하지만 요섭이 느끼는 감정의 결을 조금씩 다르게 표현해야겠더라. 단조롭게 가고싶지 않아 표현하는 방식과 그 정도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흉부외과 펠로우 3년차’는 조교수 같은 직급, 의사로서의 경험치도 상당 부분 축적되어 있는 위치였다. 다큐멘터리, 의학드라마나 실제 의사 유튜버들의 영상도 찾아봤다. 의학 자문의 도움도 있었다. 하루 30분씩 기본적인 의술을 손에 익히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치열하게 준비하고 최선을 다했다. “후회는 남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흰 가운을 입었을 때보다 하늘색 수술복을 입은 모습에 진정성이 실리길 바랐다. 길게는 12시간이 넘게 수술신을 촬영했다. ‘딱 봐도 많이 연습했다’는 의학 자문 교수의 칭찬에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정의롭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캐릭터였다. 촬영하는 동안 요섭의 선택을 두고 고민하기도 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환자를 살리겠다는 생각 하나만 하는 요섭은 욕을 먹더라도 꿋꿋하게 버틸 것 같다”는 것. 하지만 마지막 선택은 다를 거라 여겼다. 이승우는 “나라면 새희망 병원에 남지 않고 반석병원에 남을 것 같다. 흉부외과 전문의가 없는 대학병원에서 요섭을 믿고 수술대에 오르는 환자들이 많을 텐데,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라면 새희망 병원으로 가면 안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닥터로이어’는 물음표로 시작해서 느낌표로 끝난 작품이죠.”

 

이승우에게 ‘닥터로이어’는 특별한 드라마다. 처음 대본을 보고 걱정이 앞섰지만, 끝나고 나서는 ‘이런 캐릭터도 (연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좋은 배우들, 좋은 제작진의 칭찬 속에 무럭무럭 성장했다. “좋은 사람이 도와준다면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자신감의 이유를 찾았다.

 

대선배들과 호흡하는 작품에 부담감은 자연스레 따라왔다. 거기에 흉부외과 펠로우라는 설정도 무겁게 느껴졌다. 이승우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고 했다. 수술하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대사도 연기도 해야했다. 생각할 것도, 연습해야할 것도 많아 정신 없는 현장이었다. 이에 앞서 인물에 다가가는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했다. 

 

그래서일까. ‘닥터로이어’에서 가장 관심을 가졌던 캐릭터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독특했다. 한이한도 제이든도 아닌 간호사 캐릭터다. 함께 수술신을 촬영하지만 나름대로 편하게(?) 앉아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승우는 “살면서 이런 수술신도 처음이었고, 이렇게 오래 서있었던 것도 처음”이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대선배들과의 촬영에 부담이 가득했다. 긴장하고 있는 이승우에게 이용석 감독은 “열심히 하지 말고 즐겁게 하라”는 조언을 건넸다고 했다. ‘

‘더 게임:0시를 향하여’(2020)의 막내 형사, ‘허쉬’(2021)의 신입 기자, ‘그 해 우리는’(2021)의 인턴 PD까지. 누구라도 탐낼만한 전문직의 ‘신입’ 직군을 도맡았다. 하지만 이승우는 “전문직이라는 함정에 속으면 안된다. 경찰도 PD도 기자도 모두 새내기였다”고 돌아봤다. 

 

매 작품 사회초년생의 얼굴을 가지고 성장캐릭터를 그렸다. 어리숙한 면도, 억울한 얼굴도 있다. 동시에 맑아보이기까지 하는 다양한 얼굴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닥터로이어’는 달랐다. 초년생이 아닌, 실제 나이보다 많은 30대 중반의 최요섭이었다. 그래서 ‘도전’이라 여겼다. 

 

2018년에 배우 생활을 시작해 벌써 5년이 흘렀다. 이승우는 “조금씩 성장해 온 나를 보면 ‘열심히 하고 있구나’ 칭찬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제 배우로서도 ‘초년생’ 이미지를 벗고 다양한 도전에 나서고자 한다. 재밌으면서도 유치한 코미디부터 다크한 장르물까지 아직 해보지 못한 장르가 더 많아 욕심도 난다. 어리숙함을 내려놓고 운동도, 공부도 잘 하고 성격도 좋은 ‘엄친아’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은 마음도 크다. 

 

롤모델은 배우 조승우다. 의학드라마를 준비하며 조승우의 출연작 JTBC ‘라이프’를 참고하기도 했다는 그는 “다시 봐도 선배님의 연기는 대단하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이승우가 조승우를 보며 생각하듯 ‘저 사람이 나오면 반드시 보고 싶은’ 작품 속 배우가 되고자 한다. 신뢰 받는 배우,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며 한 번 더 ‘닥터로이어’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51k 제공

<스포츠월드>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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