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8년 만에 정상! 전인지, ‘메이저 퀸’ 위용 뽐내며 부활

 

 ‘메이저 퀸!’

 

 전인지(28)가 약 4년 만에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메이저 퀸의 위용을 뽐냈다.

 

 전인지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 CC(파72·6894야드)에서 열린 KPMG 여자 PGA챔피언십(총상금 900만달러) 최종합계 5언더파를 기록, 2위 렉시 톰슨(미국)·이민지(호주)를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15년 US여자오픈,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통산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 내가 제일 잘 나가

 전인지는 2013년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통해 데뷔했다. 그해 국내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시작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5년 7월에는 세계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US여자오픈 우승을 거머쥐며 미국 무대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2016년 LPGA투어에 데뷔도 특별했다. 메이저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21언더파 263타를 기록, 남녀 메이저 대회 역대 최소타 기록을 써내며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신인왕까지 거머쥐며 가파른 상승세를 그렸다.

 

 ◆ 꽃길만 걸은 건 아냐

 전인지의 대세는 2018년까지였다. 그해 10월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또 한 번 우승을 차지했으나 그게 가장 최근 우승이었다. 2019년에는 상금 순위가 67위까지 떨어지면서 부진했다.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2020년엔 골프채를 내려놓을 생각까지 했다.

 

 때마침 펜데믹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환점이 됐다. 코로나19 때문에 LPGA 투어 일정이 중단, 이때 전인지는 다시 기량을 가다듬으면서 반전을 꾀했다. 대성공이었다. 2020시즌 상금 순위를 37위까지 끌어올렸고 2021시는에는 톱10에 8차례 이름을 올리며 부활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이번 KPMG 여자 PGA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3년 8개월 만에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통산으로 시선을 확장하면 4승.

 

 역시 이 과정도 쉽진 않았다. 3라운드에서 3차를 잃으면서 역전패를 내줄 위기에 빠졌다. 다행히 최종 라운드 후반서 다시 흐름을 찾았다. 초반에는 3라운드 여파가 이어지는 듯했으나 톰슨, 이민지 등이 추격해도 자신의 샷을 잃지 않았고 마지막 홀 1.2m 파 퍼트를 넣으며 정상에 올랐다. 전인지는 우승 후 “나를 믿고 과정을 즐겨보자고 생각하며 플레이했던 것이 우승까지 하게 됐다. 끝까지 나를 포기않고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며 웃었다.

 

 ◆ 정상에 선 기쁨이란

 이번 우승으로 전인지는 우승 상금 135만 달러, 한화로 약 17억 5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대회 전까지 46만 531달러(약 5억 9684만원)로 23위였던 그는 KPMG챔피언십 정상으로 시즌 상금이 181만 531달러(약 23억 4644만원)로 대폭 상승했다. 이민지(337만 2950달러)에 이어 2위다. KPMG챔피언십이 대회 직전 상금을 2배로 올린 덕에 우승 한 번으로 LPGA투어 진출 이후 최고로 많은 시즌 상금을 찍은 전인지다. 

 

 이제 시선은 ‘커리어 그랜드 슬램’으로 향한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란 세계 여자 골프 5대 메이저대회 중 4개를 우승하는 것이다. 여자 골프에선 2013년 에비앙 챔피언십이 메이저로 승격하면서 총 5개다. US여자오픈, 에비앙챔피언십, 여자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인지는 AIG 여자오픈이나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하나만 더 우승해도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해낸다. 오는 8월 초 스코틀랜드에서 예정된 AIG 여자오픈이 첫 기회다. 한국 선수 중에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이는 박인비(34)가 유일하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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