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비대면·RMR… MZ세대 설 선물도 남다르네

백화점업계, 달라진 선물 트렌드
롯데百 ‘프리미엄 그로서리 세트’
올리브 오일 등 10품목 이상 구성
현대百 ‘유명 맛집 간편식 세트’
우미학·홍미단 대표 메뉴 선봬
신세계百, 친환경 패키지 확대
종이·폐페트병 재활용 ‘눈길’
신세계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육류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

“고급스러운 식재료, 유명 맛집의 RMR, 포장은 최소화…”

이번 설, 백화점 업계가 MZ세대의 취향에 맞는 선물세트로 무장하고 나섰다. 이들의 선호도가 높은 품목으로 선물을 구성한 것은 물론, 비대면·친환경 요소까지 고려했다. 17일, 백화점 업계의 달라진 선물 트렌드를 둘러봤다.

◆프리미엄 식자재·고급 레스토랑 간편식… ‘요즘 핫해요’

‘프리미엄 그로서리’가 MZ세대들을 중심으로 힙한 선물로 떠오르고 있다. 향신료, 소스, 고급 식자재 등이 여기에 속한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도 시장 성장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프리미엄 식자재 매출은 2020년, 2021년 연평균 35% 이상 신장했다. 특히 지난해 프리미엄 식자재를 구매한 20·30세대 매출은 20년 대비 50% 이상 뛰었다.

한 고객이 롯데백화점을 찾아 프리미엄 그로서리 세트를 둘러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 올해 설 선물세트 특선집의 ‘프리미엄 그로서리 세트’ 품목을 지난해 설 대비 50% 늘렸다. 특히, 선물하기 좋은 ‘오일’ 제품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특히 세계적인 건강식단으로 꼽히는 지중해식 식단의 필수품 올리브 오일을 필두로 총 10품목 이상 상품을 구성했다. ‘로렌조 올리브 오일&말레티레냐니 파밀리아 발사믹 50년산 세트’는 32만원, ‘산줄리아노 비나그룸 그로서리 세트’는 12만원, ‘사바티노 트러플 오일&솔트 세트’는 5만 원대에 만나볼 수 있다.

권순철 롯데백화점 그로서리 치프바이어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프리미엄 그로서리 선물세트는 구색 맞추기에 가까웠다”며 “하지만 최근 지속해서 수요가 증가하면서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먹던 음식이라도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찾는 성향은 고가의 프리미엄 식자재에 대한 수요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은 집에서 맛집요리를 그대로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간편식(RMR, Restaurant Meal Replacement)’에 주목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향을 방문하는 대신 선물을 주고받거나 집에서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문화가 새로운 명절 트렌드로 자리를 잡으면서다. ‘홈스토랑’ 문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한몫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24일부터 진행한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을 집계한 결과, RMR 매출은 작년에 비해 120.3% 늘었다. 이곳 관계자는 “전체 예약판매 매출 신장률 두 배 수준”이라고 했다.

현대백화점 ‘원테이블 유명 맛집 간편식 세트’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은 이번 설 선물세트 판매기간 레스토랑 간편식 선물세트를 지난해보다 3배가량 늘린 총 30여 종을 선보이는 중이다. 신현구 현대백화점 식품사업부장(상무)은 “올 설 선물세트 판매 기간 레스토랑 간편식뿐 아니라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구이용 한우, 와인 등 홈스토랑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서울 압구정 숙성 한우 맛집 ‘우미학’과 서울 방배동 떡볶이 맛집 ‘홍미단’ 등 전국 유명 맛집의 대표 메뉴를 RMR로 선보인 ‘원테이블 유명 맛집 간편식 세트’를 들 수 있다.

명절 대표 선물 품목인 정육 세트에도 RMR를 적용했다. 창원 유명 갈비 맛집 ‘성산명가’의 시그니처 소스인 ‘벚꽃꿀소스’로 갈비를 재운 ‘성상명가 벚꽃꿀소스 갈비세트’, 웨이팅이 기본인 짚불구이 전문점 ‘몽탄’의 ‘몽탄 우대갈비 세트’ 등도 잘 나간다.

◆과대포장 줄이고 친환경 실천

MZ세대의 취향뿐 아니라 이들의 가치관을 고려해 설 선물에 적용했다. 지난 14일부터 2022년 설 선물세트 본판매에 나선 신세계백화점은 ‘친환경’에 주목했다. 특히 한우·과일 등 명절 선물로 가장 많이 선호하는 상품에 친환경 패키지를 확대, ‘착한 소비문화 조성’에 앞장선다는 포부다.

먼저 전 점에서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종이로 만든 과일 바구니를 선보인다. 사과·배 등 과일 선물박스는 무(無)코팅 재생 용지에 콩기름 인쇄로 화학 원료 비중을 줄였다.

축산·수산 선물세트를 담는 친환경 보냉백도 확대 도입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추석 업계 최초로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보냉백’을 선보였다. 사용범위를 75%까지 늘려 기존 합성수지 보냉백을 대체하게 된다. 또 와인을 담을 수 있는 마 소재의 전용 에코백도 올 설부터 새롭게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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