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실수에서 ACL 결승 티켓 갈렸다

 

 실수에서 희비가 갈렸다.

 

 프로축구 K리그1 울산현대와 포항스틸러스의 맞대결은 의외의 요소에 판가름났다.

 

 포항은 20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울산과의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전에서 정규시간 1-1 후 이어진 승부차기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는 많은 이목이 쏠렸다. 울산은 2020시즌 ACL 우승팀이다. 디펜딩 챔피언이 2년 연속 아시아 왕좌를 정조준했다. 또 ‘하나원큐 K리그1 2021’ 단독 선두, ‘2021 하나은행 FA컵’ 4강에도 오른 울산. 포항을 꺾는다면 3관왕, 트리플크라운이 가능했다.

 

 이에 맞서는 포항은 12년 만에 ACL 우승을 노렸다. 지난 2009년 이후 대륙 클럽 대항전 트로피가 없었던 포항은 이번 시즌에 설욕할 계획이었다.

 

 또 울산과 포항, 포항과 울산의 맞대결은 동해안더비로 불린다. K리그에서 숱한 스토리를 만들었던 두 팀이 처음으로 ACL에서 만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 3지역인 전주에서 펼쳐진다는 점도 이슈였다.

 

 여러 요소가 걸린 한 판인 만큼 두 팀은 처음부터 치고받았다. 전반 흐름은 포항이 조금 더 주도했다. 결정적인 찬스는 두 팀 모두 만들지 못했으나 분위기는 포항의 몫이었다.

 

  전반 경기력과 달리 선제골은 울산에서 나왔다. 후반 6분 페널티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윤일록이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가 온전하게 처리하지 못한 공을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윤일록의 침착성이 빛나기도 했지만 포항 골키퍼 이준이 확실하게 공을 잡았다면 실점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다.

 

 울산이 리드를 가져가는 듯했으나 변수가 나왔다. 후반 22분 울산 미드필더 원두재가 임상협에게 위험한 태클을 시도해 주심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았다.

 

 수적 열세에도 울산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아슬아슬하게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44분, 이번에는 울산 골키퍼 조현우가 실수했다. 크베시치의 프리킥이 그랜트의 머리에 맞았다. 골대 반대편으로 향했다. 조현우가 따라가서 처리하는 듯했으나 골대에 맞은 뒤 조현우 몸에 튕겨 골이 됐다. 잘 맞은 헤더기도 했지만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라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렇게 상대 골키퍼들의 실수로 한 골씩 주고 받은 울산과 포항의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에서도 승패는 나오지 않았다.

 

 이어진 승부차기. 1번 키커였던 불투이스가 실축한 이후 나머지 키커들이 전부 성공, 포항이 5-4로 승리했다. 골키퍼 실수에서 판가름이 난 한 판이었다.

 

 사진=뉴시스·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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