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이슈]10번 장애물 옆 스모 조각상…”말들이 기겁해“

 2020 도쿄올림픽 승마 장애물 비월이 때 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 특유 문화 중 하나인 스모 조각상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5일(이하 한국시간) “승마장에 설치된 스모 조각상 때문에 일부 선수들로부터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고도로 훈련된 말들이 갑자기 등장하는 조각상에 겁을 먹고 있다”고 전했다.

 

 승마 장애물 비월은 말을 타고 장애물을 뛰어넘는 종목이다. 총 14개의 장애물을 통과해 점수를 책정한다. 기수의 뜻만으로 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돌발 상황이나 장애물도 무리 없이 넘을 수 있도록 수년간 단련된 이들만 시도한다. 물론 고도로 훈련된 말과 함께여야만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번 도쿄올림픽 비월에서는 말의 화려한 점프보다 10번 장애물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정확히는 10번 장애물 왼편에 설치된 스모 조각상이다. 중심을 잡고 몸을 낮춘 채 공격 자세를 취한, 실물 크기의 스모 조각상이 장애물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에서 스모 조각상 외에도 기모노를 입은 게이샤, 일본 왕궁 모형, 타이코 북(일본 전통악기) 등 일본 문화를 상징하는 조각을 장애물 코스마다 배치했는데 스모 조각상이 특히나 눈에 띄고 있다.

 

 그래서일까. 일부 선수는 해당 조각상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해리 찰스(영국)는 ESPN과 인터뷰에서 “장애물을 넘고 코너를 돌면 덩치 큰 남자(스모 선수)의 엉덩이를 보게 된다. 여러 마리의 말들이 조각상을 보고 기겁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비월 종목 금메달리스트 페넬로페 레프레보스트(프랑스)도 “말들이 그 조각상을 보고 놀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그 또한 이겨내야 하는 돌발 상황이라고 받아들인 선수도 있다. 장애물과 변수를 모두 해소해야 하는 종목 특성상 큰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스콧 브래쉬(영국)는 “솔직히 말해서 그래야 올림픽이다. 이런 차이가 올림픽을 올림픽답게 만드는 것이다. 그냥 평범했다면 매주 연습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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