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적자 눈덩이…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3년 만에 철수

영업적자·임대료 부담…17일 폐점 / 신라·롯데 등 면세업계 매출 급감 / 내국인 면세한도 상향 등 대책 시급
17일 영업을 종료하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입구. 신세계면세점 제공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대기업의 시내 면세점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 급감하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 따른 것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홈페이지에 "7월17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이는 2018년 7월 서울 서초구 반포 센트럴시티에서 1만3570㎡(약 3900평), 5개 층 규모로 영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이다.

오픈 당시에는 기존 면세점과 차별화된 상품 기획으로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강남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유례 없는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신세계면세점의 2020년 매출은 1조903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2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여기에 150억원에 달하는 임대료가 눈덩이처럼 적자를 키웠다.

앞서 중견 면세점은 대기업보다 먼저 손을 뗐다. 하나투어 자회사 에스엠면세점은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2020년 3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시내 면세점에 대한 특허권을 반납했다. 이어 경복궁면세점(구 엔타스)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점과 시내점 철수를 선언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020년 면세점 매출액은 15조5051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2020년 면세점 방문객은 166만9000명으로 전년도의 22% 수준에 그쳤다. 보따리상 의존이 높았던 것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국내 면세점 매출의 95%는 외국인의 지갑에서 나온다. 그 중 대부분이 중국인 보따리상인 다이궁이다.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업체 간 출혈경쟁이 심화되면서 왜곡된 수익 구조가 발생했다.

신라면세점의 2020년 시내면세점 매출은 2조2960억원으로 2019년 3조2768억원에 비해 줄었지만, 송객수수료는 2533억원에서 3048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2021년은 1분기에만 송객수수료로 1409억원을 썼다. 이 기간 시내면세점 매출이 558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출액의 25%를 송객수수료로 지불한 셈이다. 이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한국 시내면세점 매장 철수를 검토하게 된 이유가 됐다.

롯데면세점도 2021년 1분기 매출이 7667억원, 영업이익은 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1%와 11.3% 감소했다.

면세업계에서는 당장 줄어든 매출을 복구하기 위한 방편으로 정부가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외국인에게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팔 수 있게 하는 ‘온라인 역직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다이궁에 대한 국내 면세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선제적으로 내국인 면세 한도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한도는 2014년 1회 400달러(약 45만원)에서 600달러(약 67만원)로 오른 후 7년째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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