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아쉬워도…김경문호, ‘마운드’ 중심으로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거포들이 대거 빠진 김경문호, 핵심은 ‘마운드’다.

 

도쿄올림픽 무대를 밟을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가 발표됐다. 눈여겨볼만한 대목은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들의 이름이 대거 빠져있다는 점이다. ‘홈런왕 출신’ 최정(34·SSG)을 비롯해 김재환(33·두산), 나성범(32·NC) 등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 치열한 홈런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이들이기도 하다. 16일 기준 최정과 김재환은 나란히 14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공동 2위), 나성범은 13개를 때려냈다. 국제무대 경험도 많은 베테랑들이지만 도쿄행 티켓은 불발됐다.

 

국제대회에선 투수전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각 나라에서 내로라하는 투수들이 출격하는 만큼 점수를 뽑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낯선 환경 역시 타자보단 투수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 역시 마운드 구성에 공을 들였다. 다만, 류현진(34·토론토),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양현종(33·텍사스) 등이 모두 미국으로 향하면서 새 얼굴이 필요한 상황. 실제로 10명의 투수진 가운데 6명이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 태극마크를 달았다.

 

더욱이 아직까지 확실하게 ‘에이스’라 할 만한 자원 또한 눈에 띄지 않다. 원태인(21·삼성), 김민우(26·한화), 박세웅(26·롯데) 등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과거와 비교해 무게감이 다르다. 경험이 많지 않다는 부분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단기전에선 아주 작은 요소로도 흐름이 요동칠 수 있다. 대표팀은 선발투수에게 긴 이닝을 맡기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투수 여러 명이 멀티이닝을 소화하도록 할 방침이다. 투수 엔트리에 선발자원이 많은 배경이기도 하다.

 

자연스레 야수진에서도 한방보다는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졌다. 이정후(23·키움), 강백호(22·KT) 등이 대표적이다. 거포까진 아니지만 힘과 정확성 등을 보유한 타자들이다. 중심타선에서 예리한 스윙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수비 쪽에 힘을 실은 모습이다. 오지환(31·LG), 박해민(31·삼성) 등은 타격보다 수비 쪽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영건들이 제 기량을 펼치기 위해선 안정적인 수비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판단한 듯하다. 김경문 감독 역시 “투수들 경험이 부족한데 수비가 견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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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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