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스타, 왜 선전 도구로만 이용할까 [SW시선]

 

[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왜 선전 도구로 이용되는 걸까요?’

 

K팝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아이돌의 일상이 고달파졌다. 국가적 행사 및 홍보와 관련해 인기 아이돌에 대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 이에 대해 ‘K팝에 숟가락 얹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홍보대사는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 그룹 방탄소년단은 지난 15일 서울시 명예 관광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이로써 지난 2017년 처음 시작한 이후 5년 연속 활동이다.

 

조만간 서울 관광 홍보 영상 및 관련 활동을 진행할 예정. 서울시 측은 방탄소년단의 이번 영상을 통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외 의료, 관광업계와 전 세계 팬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룹 엑소 역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측으로부터 2018년 한국관광 명예 홍보대사로 선정된 이래 현재까지 4년 연속 관련 역할을 수행 중이다.

 

뿐만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5일과 28일, 부산시로부터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홍보대사를 맡아달라는 공식 섭외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17일 현재,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 측은 “검토 중”이란 반응이다. 확답이 늦어지는 이유는 뭘까. 2023년 11월에 최종 진행 지가 결정되는 국제 경쟁 전인 만큼 일반 홍보대사와 달리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가적 행사에도 아이돌은 빠지지 않는다. 엑소는 지난 2019년 6월 29일,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주최한 트럼프 대통령 환영 만찬에 초청됐다. 또한 평창올림픽 등 굵직한 국가 행사에도 부름을 받은 바 있다.

 

반응은 엇갈린다. 국가적 차원의 행사 및 홍보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K팝 스타를 위임하는 것은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국위선양이라는 핑계로 여기저기 끌려다니며 무료 봉사를 해야 한다”며 “아무 정책적 지원도 해주지 않더니 K팝 스타들의 인기에 편승해 이용하려고만 한다”고 꼬집었다.

 

정치인들의 숟가락 얹기도 비판을 받는다. 지난 8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타투 관련 입법 제정안을 추진하기 위해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예를 들었다가 팬덤의 뭇매를 맞았다. 방송에서 타투를 가리기 위해 반창고를 붙인 정국 사진을 올리고 ‘방탄소년단(BTS)의 몸에서 반창고를 떼라’라는 글을 게시한 게 화근. 법안 처리에 무게를 싣기 위해 방탄소년단의 인기에 편승했다는 것이다.

 

앞서 20년 차 가수 성시경은 정부와 정치인들에 대해 간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자신의 8집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K팝에 대해) 마치 우리나라가 기획한 것처럼 대하는 거에 불편하다”며 “(K팝이 융성한 것은) 각자 기획사들이 노력해서 잘 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K팝 스타를 도구로만 이용하지 말고 정책적 도움을 주며 상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서울시, 한국관광공사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