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약 등 한약복용… 6개월에 0.3㎝ 성장

[정희원 기자] 여름방학을 앞두고 본격적인 ‘키 성장’에 집중하려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일찍부터 외모에 대한 관심이 크다보니 부모에게 먼저 ‘키가 커지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 한방 키성장 치료가 한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 한방 키성장 치료에 대한 궁금증, 이선행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센터 교수를 만나 풀어봤다.

 

경희대 한방병원의 경우 한·양방 협진을 통해 아이들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한다. 신장·체중 측정, 체성분 검사, 발달연령 측정을 기본으로 한방의 장부 기능을 파악하는 양도락 검사, 자율신경 균형을 파악하는 수양명경락기능 검사 등을 시행한다.

또, 동서협진과 의뢰로 ‘TW3(Tenner-Whitehouse method ver3) 검사’로 골연령 분석에 나선다. 이는 소위 ‘성장판 검사’로 불리는데, 손 부위를 X-레이 등으로 촬영, 예측키를 산출한다. 이들 검사를 토대로 치료가 필요한지의 여부를 판단한다.

 

이선행 교수는 “진단 결과에 따라 검사만 받고 돌아가는 경우도 적잖다”며 “다만 프로 운동선수를 지망하는 아이들은 키가 클수록 유리하다보니 더 성장하기 위해 치료에 나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방 키성장 치료의 중심은 ‘탕약’ 등 한약복용이다. 이와 관련 이선행 교수는 어린이들의 한방 키성장 치료와 관련된 학술 연구도 활발히 나서는 중이다. 2018년에는 한국 소아 표준 성장 도표 5~25 백분위수에 해당하는 만 6~8세 아이들 129명을 대상으로 연구에 나섰다. 아이들을 위약군과 실험군(한약 복용)으로 나눠 6개월간 복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한약을 복용한 아이들은 6개월에 0.3㎝ 더 추가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호르몬 주사치료에 나설 경우 1년에 1㎝가 더 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는 덜 미치지만, 주사 없이 약 복용만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이선행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센터 교수.

이 교수는 “급성장기가 아니었는데도 1년에 10㎝ 큰 케이스도 있었다”며 “아이들마다 최선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도록 5~6가지 처방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가 한약 섭취를 어려워한다면 약을 데우지 않고 차게 먹건, 꿀·올리고당을 섞거나, 포도주스 등에 희석해 먹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간혹 ‘침치료’ 등을 병행하면 어떨지 묻는 보호자들도 있다. 이 교수는 “혈자리를 자극하면 성장호르몬이 많이 나와 간혹 침치료를 고려하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해당 혈자리를 지압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편”이라며 “특히 운동을 많이 하는 아이들은 굳이 침 치료까지 시행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다.

 

이선행 교수에 따르면 성장치료는 말 그대로 ‘성장이 끝나는 시점까지’ 시행하는 게 원칙이다. 단, 치료 도중 원하는 키에 도달해 그만 두는 경우도 있다.

 

그는 “1년에 2㎝가 채 자라지 않으면 최종 키에 근접했다고 보고 ‘여기서 마무리하자’고 권고하기도 한다”며 “한방 성장치료를 결심했다면 1년은 꾸준히 받아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happy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