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는 잠정 휴식…‘타자’ 오타니, 홈런왕 경쟁 불 붙였다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 덕일까. ‘타자’ 오타니 쇼헤이(27·LA에인절스)가 홈런왕 경쟁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오타니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5타수 1안타(1홈런)를 기록했고, 2타점과 1득점도 개인 기록에 보탰다. 시즌 타율은 0.262(149타수 39안타)로 소폭 하락했다. LA에인절스는 오타니의 홈런포에 힘입어 보스턴을 6-5로 꺾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네 번째 타석까지 안타를 쳐내지 못한 오타니는 마지막 타석에서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4-5로 뒤진 9회초 2사 후 마이크 트라웃이 빗맞은 안타로 출루했다. 오타니는 상대 마무리 투수 맷 반스의 시속 156㎞짜리 초구 속구를 받아쳤다. 오타니의 배트에 맞은 공은 오른쪽 담장 너머에 떨어졌다. 오타니의 시즌 12호포. 비거리는 113m. 오타니의 투런포로 경기를 뒤집은 LA에인절스는 마무리 투수 마이크 마이어스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극적인 역전승을 챙겼다.

 

 오타니가 홈런왕 경쟁에 불을 붙였다. 오타니는 17일 현재 아메리칸리그 12홈런으로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경쟁자 면면도 굵직하다.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보이고 있는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비롯해 홈런왕 출신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미치 해니거(시애틀 매리너스) 등이 오타니와 함께 경쟁 중이다. 투타 겸업을 하면서도 페이스를 잃지 않은 결과다.

 

 더 좋은 환경도 마련됐다. 당분간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다. 조 매든 LA에인절스 감독은 지난 15일 오타니의 마우드 등판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로테이션대로라면 오타니는 오는 19일 클리블랜드전 선발 등판이 유력했는데 매든 감독은 “(휴식은) 그에게 도움이 된다. 내가 보기엔 최근 투구 다음날 타석에서 약간 피곤해 보였다.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체력 안배를 위해서라도 ‘투수’ 오타니는 쉬어간다는 의미다. 자연스레 ‘타자’ 오타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철저한 관리로 피로 누적을 피하고 있는 오타니가 어떤 모습을 보일까. 홈런왕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AP/뉴시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