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도 지킨다…90년생 필승 듀오 김태훈·이태양

 

[스포츠월드=인천 이혜진 기자] 어려워도 지킨다.

 

프로야구 SSG의 시즌 초반 페이스는 다소 묘하다. 연이은 부상 악재로 완전한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15일 기준 팀 평균자책점(5.32) 9위, 팀 타율(0.247) 9위 등에 불과하다. 하지만 팀 성적은 공동 5위(18승15패)로 선전하고 있다. 1위 삼성(21승15패)과 2경기 차이다. 확실한 우위를 점하진 못해도 잘 버티고 있다는 의미다. 1점차 박빙 상황에서 7승3패를 기록, LG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중심에 90년생 필승조 듀오 김태훈, 이태양이 있다.

 

SSG 마운드 계산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다. 좌완 김태훈은 16경기에서 2승1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하고 있다. 우완 이태양은 18경기에서 3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1.80을 마크 중이다. 팀 내 홀드 1위, 2위다. 타이트한 접전 속에서도 제 몫을 해내고 있다. 김태훈은 “2019시즌에도 1점차 승부가 많았다(25승8패·1위). 그때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태양은 “긴장을 하면 화장실을 가는 편인데, 올해 자주 가고 있다”면서도 “믿고 내보내 주시는 만큼 마운드에서 최선의 결과를 내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훈, 이태양 모두 지난 시즌 부침을 겪었기에 지금의 활약이 더욱 반갑다. 김태훈은 지난해 5선발로 낙점됐으나 두 달 만에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다. 시즌 평균자책점 또한 7.40으로 2015시즌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SK(SSG 전신)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태양 역시 53경기에서 2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5.46에 그쳤다. 좌우 타자를 크게 가리지 않는 것 역시 인상적이다. 김태훈은 우타자 상대로, 이태양은 좌타자 상대로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반등 포인트가 있었을까. 한 목소리로 ‘생각의 전환’을 비결로 꼽았다. 김태훈은 “작년 내내 정신적으로 엄청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하며 “따로 스포츠 심리학 상담을 많이 받았다. 안 좋을 때를 떠올려 보니 결과를 미리 생각하고 들어가더라. ‘볼넷 주면 어쩌지’ ‘안타 주면 어쩌지’라는 생각들이 많았던 것 같다.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태양도 “2012년에 박찬호 선배님이 말씀해주신 부분이 있다. 마운드에서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들에만 신경 쓰라고 하셨는데, 그 얘기를 맘속에 계속 새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료의 모습은 때때로 기분 좋은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서로에게 부러운 점도 있을 터. 김태훈은 “얼굴과 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태양은 “개인적으로 (김)태훈이의 슬라이더 각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제 포크볼보다도 큰 것 같다”면서 “저런 슬라이더가 있으면 편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팀 성적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나란히 3위를 예상했다. 김태훈은 “가을야구만 갈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성적을 낼 수 있으리라 본다”고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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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랜더스 제공, 인천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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