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45종… 담금질 마친 ‘스팀 PC 카페’ 정식 서비스 시작

플레이위드, ‘어몽 어스’ 등 / 인기게임 잇달아 추가 ‘눈길’ / ‘포트리스 V2’ ‘헌트 쇼다운’ 등 / 마니아층 보유 이색 장르까지 / 타이틀 외 라인업 확대 예고

[김수길 기자] 지난 1월 초 국내 PC방 업계가 술렁거렸다. 세계적인 게임 기업 밸브에서 자체 운영하고 있는 게임 플랫폼 스팀이 국내 PC방 시장에 등판을 앞둔 연유에서다. 국내 사업 파트너는 모바일 게임 ‘로한M’으로 일약 스타 기업 대열에 선 플레이위드. 2019년 봄 플레이위드는 밸브와 공동으로 PC방 플랫폼 사업인 ‘스팀 PC 카페’(Steam PC Cafe)를 국내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준비 기간을 거쳐 2020년 중반쯤 개시한다는 일정이었지만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해 해를 넘겼고, 2월 10일부터 수도권 위주로 선정된 200여개 PC방에서 한 달 가량 ‘스팀 PC 카페’의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다. 이후 4월에는 사전 가맹접수를 통해 2000곳 가까이 모였다.

만 2년을 꽉 채운 기간 동안 출발선을 향해 달려온 ‘스팀 PC 카페’가 마침내 6일 닻을 올리고 출정했다. 사업의 핵심인 타이틀은 총 45종으로 신고식을 마쳤다.

만 2년을 꽉 채운 기간 동안 출발선을 향해 달려온 ‘스팀 PC 카페’가 마침내 6일 닻을 올리고 출정했다. 사업의 핵심인 타이틀은 총 45종으로 신고식을 마쳤다.

 

플레이위드는 2월 10일 스팀에서 최고 인기 게임에 뽑힌 ‘어몽 어스’를 비롯해 ‘아크’, ‘지티에프오’, ‘레프트 포 데드 2’, ‘더 위쳐3’로 첫 진용을 꾸린 뒤 매주 많게는 9종까지 라인업을 늘려왔다. 이 같은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 연신내 인근 PC방 점주인 전형철 씨는 “‘과연 타이틀을 꾸준히 담보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도 있었는데, 매주 작품수를 불려가는 것을 보니 진정성을 느꼈다”면서 “코로나19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가맹 PC방 숫자가 급속히 증가한 것은 잠재력을 기대하는 분위기에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스팀 PC 카페’의 주요 라인업인 ‘어몽 어스’.

이처럼 PC방 사업은 타이틀 확충이 관건이다. 흥행작을 섭외하는 게 급선무라면, 지속적으로 게임을 추가하는 것이야말로 가맹 PC방의 생명력을 담보할 수 있다. 스팀에 탑재된 게임을 전량 또는 선택하는 형태로 ‘스팀 PC 카페’에 옮겨오는 방법도 있으나, 플레이위드는 개발사와 직접 접촉해 계약하는 방식을 골랐다. 기존 스팀 플랫폼에서 ‘스팀 PC 카페’로 직행하는 구조가 아닌데다 스팀과 각 제작사가 체결한 계약 상황이 천차만별인 까닭에 수월하지 않은 과정이지만, 한편으로는 관계를 증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판단에서다. 플레이위드 측은 “일일이 접촉하고 조율하는 시간도 만만치 않았는데, 그만큼 소득도 컸다”면서 “정공법이 통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스팀 PC 카페’의 주요 라인업인 ‘데스티니 가디언즈’.

‘스팀 PC 카페’는 대중성 짙은 작품뿐만 아니라 마니아 층을 공략할 만한 이색 장르도 두루 갖췄다. 우선, 세계 게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양대 축 ‘어몽 어스’와 ‘데스티니 가디언즈’를 포함해 ‘포트리스 V2’, ‘헌트 쇼다운’은 막강한 팬심을 자랑한다. ‘어몽 어스’는 2018년 출시 당시에는 딱히 반응을 불러오지 못했으나, 2020년 돌연 모바일과 밸브의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내려받기 순위가 급등했다. 2020년 스팀의 매출 최상위(TOP) 12에서도 ‘도타 2’, ‘레드 데드 리뎀션 2’, ‘데스티니 가디언즈’, ‘사이버펑크 2077’과 최고의 화제작에 등극했다. 2020년 9월 스팀 게임 통계 사이트인 스팀 차트에서 최대 동시접속자수가 38만 명을 돌파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멀티 액션 게임(액션 MMO)이다. 2020년 스팀에서 ‘어몽 어스’와 더불어 최고 동시 접속자수를 기록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시즌제 운영, 매번 등장하는 독특한 확장팩 등 다양한 콘텐츠를 자랑한다. 스팀에서도 대표 타이틀로 분류된다. ‘스팀 PC 카페’에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PC방 독점 콘텐츠와 PC방만의 혜택을 동일하게 제공한다.

‘스팀 PC 카페’의 주요 라인업인 ‘포트리스 V2’.

‘포트리스 V2’는 온라인 게임 ‘포트리스’ 지식재산권(IP)을 활용했다. ‘포트리스’는 2000년대 초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국내 PC방 시장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포트리스 V2’는 원작의 감성을 되살려 각색한 온라인 멀티 탄도 슈팅 게임이다. 2020년 말 이른바 앞서 해보기(Early Access, 정식 발매 전이지만 비용을 지불하고 베타 버전을 체험) 형태로 스팀에 들어갔다. ‘포트리스’ 시리즈에서 큰 인기를 얻은 탱크에다 신규 탱크로 차별화를 꾀했고 그래픽 요소도 대폭 보강했다. 종래의 턴 방식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개발사인 레티아드는 ‘스팀 PC 카페’에 맞춰 공성전, 클랜 커뮤니티, 클랜전 등 다양한 놀거리를 새롭게 얹었다. 크라이텍이 만든 ‘헌트 쇼다운’은 다크 판타지와 호러를 결합한 1인칭 슈팅 게임(FPS)이다. PC와 콘솔 버전에 걸쳐 열혈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스팀 PC 카페’의 주요 라인업인 ‘헌트 쇼다운’.

이밖에 파쿠르라는 소재를 다룬 좀비 생존 게임 ‘다잉 라이트’, DC코믹스의 슈퍼 히어로가 주인공인 ‘인저스티스2’, 로봇을 주제로 한 대전 액션 게임 ‘클론 드론 인 더 덴져존’, 만화풍의 그림과 전투 액션이 버무러진 ‘퓨리 언리쉬드’, 외국 공포 영화를 보는 듯한 호러 어드벤처 게임 ‘헬로 네이버’ 등도 눈길을 끈다.

한편, 플레이위드는 45종의 타이틀 외에 현재 2종의 유명 게임을 손에 넣기 위해 막바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5월 중 공식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국 어디서든 스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스팀 PC 카페’를 확대하는 게 목표”라며 “좋은 게임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우리 게임 산업의 메카인 PC방을 되살리고, 다시 재투자되는 선순환 고리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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