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불참 선언, 불발된 남북단일팀 '평화 프로세스' 수포로

 

[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올림픽 정신으로 남북 ‘평화 프로세스’를 바랐던 계획이 북한의 2020 도쿄올림픽 불참 선언으로 백지가 됐다.

 

 14일은 2020 도쿄하계올림픽·패럴림픽 개최 G-100이다. 오는 7월 23일 시작되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작년에 막을 내린 후 내년 겨울에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패럴림픽을 신경 써야 할 때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다.

 

 개최일이 한 해 밀리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 뉴노멀(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 시대인 만큼 올림픽을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바뀌었다. 북한의 불참 선언이 대표적이다. 북한 체육성이 운영하는 ‘조선체육’은 지난 6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북한) 올림픽위원회 총회가 지난달 25일 평양에서 진행됐다. 제32차 올림픽 경기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위원들의 제의에 따랐다”고 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올림픽위원회(JOC)는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을 듣지 못했다고 했으나 북한 체육성의 발표인 만큼 사실상 ‘오피셜’이다. 이로써 북한은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33년 만에 하계 올림픽에 나서지 않게 됐다.

 

 북한이 자국민 선수를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는데 불똥은 한국으로 튀었다. 정부가 바랐던 남북 단일팀을 통한 ‘평화 프로세스’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초 ‘개별 관광’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바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좌절됐다. 이후 도쿄올림픽 단일팀으로 다시 한 번 관계 개선을 노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도쿄올림픽은 한일간, 남북간, 북일간 그리고 북미간의 대회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IOC로부터 여자농구, 여자하키, 유도(혼성단체전), 조정 등 4개 종목의 단일팀 구성을 승인받았다. 이후 정부는 민간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북한과 올림픽에 관한 사안을 타진했다. 그렇게 2018 평창동계올림픽,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또 한 번의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는 듯했다. 현대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 중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자는 올림픽 정신이 냉랭해진 남북 기류에 새 바람을 일으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또 코로나19에 발목 잡혔고 정부의 ‘남북관계 모멘텀’ 구상은 수포로 돌아갔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사진 설명 : 지난 2018 평창올림픽 당시 함께 입장하는 남북 단일팀 코리아 선수단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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