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차근…기성용은 마법을 바라지 않는다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차근차근, 착실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기성용(31·FC서울)이 오랜만에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를 누볐다. 5일 하나원큐 K리그1 2020 19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전에 교체 출전해 약 30분간 뛰었다. 기성용이 서울 유니폼을 입고 홈경기에 나선 것은 2009년 11월 21일 전남 드래곤즈와 맞붙었던 6강 플레이오프 이후 3941일 만이다. 후반 19분 김원식과 교체돼 피치를 밟은 기성용은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한편, 후반 33분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아직은 예열에 가깝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발목 부상에선 벗어났지만 실전 공백을 메워야 한다.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마르요카와 단기계약을 맺은 기성용은 3월 7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에이바르와 28라운드 경기에 후반 막판 교체 출전해 10분 남짓 뛰었다. 이후 한국무대로 돌아왔다. 친정팀 서울과 다시 손을 잡았고, 지난달 30일 울산 현대전에서 K리그 복귀전을 가진 바 있다.

 

“욕심을 비웠다.” 자신을 향한 관심을 잘 알고 있다. 전혀 부담이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일 터. 첫째도, 둘째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러나 조급해하지 않으려 한다. 돌아오자마자 골을 넣는 등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주면 좋겠지만 지금은 하나둘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이다. 기성용이 “마법처럼 단기간에 경기력을 끌어올린 순 없다”고 말한 이유다. 다행히 감각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베테랑으로서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 또한 큰 부분이다.

 

다음은 슈퍼매치다. 13일 수원 삼성과의 홈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기성용은 과거 라이벌전이 한창 뜨거웠을 때 맹활약을 펼쳤던 주인공 중 한 명이다. 수원 레전드 골키퍼 이운재를 상대로 골을 넣은 뒤 ‘쿠바자 세리머니’를 펼치던 모습이 아직도 팬들 기억 속에 생생하다. 위상이 예년만큼은 아니라고 하지만 슈퍼매치는 슈퍼매치다. 나아가 기성용이 등장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돌아온 기성용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돌아온 기성용이 차근차근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은 경기 중인 기성용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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