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의 짧았던 K리그 복귀전, 그래도 임팩트는 강했다

 

[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축구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컨디션에 따라 경기력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보여주는 기량 자체는 훌륭한 선수에게 자주 붙는 수식어다.

 

 11년, 정확히 3935일 만에 돌아온 기성용(31·FC서울)이 그랬다. 복귀전은 짧았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기성용이 K리그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7월 유럽 생활을 마무리하고 친정팀 서울 유니폼을 입었던 그는 약 한 달 동안 진행한 컨디션 끌어올리기 끝에 지난달 30일 울산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8라운드 원정 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2009년 11월 21일 전남드래곤즈전 이후 약 11년 만이었다. 동료가 아닌 적으로 만난 ‘절친’ 이청용(32·울산)과의 ‘쌍용더비’가 마침내 성사되는 순간이었다. 유럽에서 맹활약했던 한국 전설들이 K리그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K리그뿐 아니라 서울에도 의미 있는 출전이었다. 기성용은 후반 20분 정현철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아 약 25분 동안 서울 허리에 힘을 보탰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거나 팀의 0-3 패배를 막는 덴 일조하지 못했으나 여전한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기성용은 정현철의 역할과 포지셔닝을 그대로 가져갔다. 대신 센터서클에서 오른쪽으로 기운 정현철과 달리 조금 더 왼쪽으로 이동해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다. 패스 성공률 88.5%라는 준수한 기록지를 받아 들었다. 짧은 패스, 중거리 패스 등 가리지 않고 서울 공격진에 창의력을 불어넣었다. 안정적인 공 간수와 조율 능력 역시 여전했다.

 

 선발로 나선다면 최근 기세가 좋았던 서울에 더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