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는 ‘데이터의 스포츠’로 불린다. 최근 통계·수학적 방법으로 분석하는 방법론인 세이버매트릭스가 각광받는 이유다. 그러나 축구도 이제 데이터와 산출된 2차 가공물로 즐기는 시대가 왔다. 프로축구 K리그도 고유 콘텐츠을 만들어 현대축구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빅 데이터 시대’에 편승했다.
◆경기 기록의 분류
K리그를 총괄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1차 데이터와 2차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1, 2차 데이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기 기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경기 기록은 공식 기록과 부가 기록으로 나뉜다. 공식 기록은 득점, 도움 등 현장에서 기록원이 기재하고 경기감독관이 최종 확정하는 기록이다. 부가 기록은 거리별·방향별·위치별 패스 횟수, 드리블 돌파 시도 횟수 등 영상분석이나 EPTS 장비 등을 통해 수집되는 다양한 세부 기록이다.
이를 토대로 데이터가 만들어진다. 1차 데이터는 ‘공식기록과 부가기록은 경기 중 선수의 특정한 행위가 발생한 건수를 직접 카운트한 기본적인 데이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전진패스를 많이 기록했으면 팀 기여도가 큰 선수인가’, ‘키패스를 많이 한 선수와 탈압박을 많이 한 선수 중 경기를 더 재밌게 만든 선수는 누구인가’ 등과 같은 경기력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위한 기본 데이터를 1차 데이터라고 부른다.

◆2차 데이터를 주목하라
1차 데이터를 해석·가공하거나 주관적인 평가를 부가해 선수 및 팀의 경기력을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수치를 제공하는 게 2차 데이터다. 앞서 언급한 야구의 ‘세이버매트릭스’가 2차 데이터다. K리그에서는 ‘아디다스 포인트’, ‘기대득점’ 등이 대표적인 2차 데이터 콘텐츠다.
‘아디다스 포인트’는 손흥민(30·토트넘홋스퍼) 관련 국내 기사에서 볼 수 있는 유럽 축구의 ‘파워 랭킹’과 유사하다. 득점, 페널티킥, 도움, 실점 등 공식기록과 드리블, 키패스, 크로스, 볼미스, 태클, 인터셉트, 차단 등 31가지 항목을 사전에 정해진 산식에 넣어 종합한 선수 퍼포먼스 지표를 의미한다.
지난해 처음 선 보였을 때는 K리그 BI ‘다이나믹 피치’에서 차용한 ‘다이나믹 포인트’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팬들의 호응을 얻어 올해부터는 리그 공식 스폰서인 아디다스와 협업, 네이밍 스폰서 개념으로 ‘아디다스 포인트’가 됐다. 경기 데이터를 마케팅에 결합한 첫 사례다. 또 2차 데이터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 및 팬들과의 호흡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대표적인 아이템이 됐다.

또 기대득점(xG)도 대표적인 다른 2차 데이터다. 하나의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을 의미한다. 슈팅 한 개의 기대득점 값은 0에서 1사이, 기대득점 값이 1에 가까울 수록 해당 슈팅이 득점에 가까웠다는 것을 뜻한다.
즉 일정 기간 또는 특정 경기에서 기록한 기대득점 합계가 높은 선수 또는 팀일수록 득점이 기대되는 장면을 많이 만들어낸 선수라는 의미다. 반대로 기대득점 총합은 낮지만 실제 득점을 많이 터뜨린 선수 또는 팀은 어려운 장면에서도 골을 만들어낼 줄 아는, 즉 결정력이 좋은 선수 또는 팀이라는 걸 산출해낼 수 있다. 축구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다.
K리그에서는 지난해 ‘월별 기대득점 TOP5 선수’를 공개해 첫선을 보였고 올해부터는 전 선수 전 구단의 기간별, 경기별 등 기대득점 값을 제공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K리그 데이터포털’에 노출시키면서 각 팀 골수팬부터 리그 라이트팬까지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K리그를 특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연맹은 팬들이 K리그를 2차 데이터로 즐길 수 있도록 계속해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연맹 측은 “5월 중에는 골키퍼가 방어한 슈팅의 기대 득점을 계산한 신규 데이터도 집계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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