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에 한국인 심판 '없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 한국인 심판이 나서지 못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개한 브라질 월드컵 주·부심 후보 가운데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배정된 인원은 21명(주심 7명·부심 14명)이지만 한국인 심판은 아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은 1994년 미국 월드컵에 박해용 심판이 처음으로 부심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는 전영현 부심이 참가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김영주 심판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주심을 맡았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김대영 부심,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정해상 부심이 나서는 등 5회 연속 월드컵 심판을 배출했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은 끝내 6회 연속 월드컵 심판 배출에 실패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빛나는 한국이지만 심판만큼은 국제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 드러난 것이다.

심판이 월드컵 무대에 서려면 각 대륙 연맹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도 AFC는 2007년에 주심 8명과 부심 16명을뽑아 구성한 8개 조를 2년여간 각종 국제대회에 내보내 판정 능력을 평가한 뒤 상위4조만 월드컵 무대에 세웠다. 영어 축구 규칙 시험과 영어 말하기 시험은 물론 체력 테스트까지 통과해야 하지만 한국은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해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AFC로부터 심판 추천조차 받지 못했다.

특히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심판진에 ‘트리오(trio)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한국 심판의 추락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트리오 시스템은 주심 1명과 부심 2명을 한 조로 묶는 형태로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려고 대부분 같은 언어권 심판끼리 짜인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정해상 부심이 일본인 주심, 부심과 같은 조로 묶였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번 결과를 놓고 회장단 회의에서도 많은 질타가 나왔다”며 “젊은 심판 자원들을 뽑아 외국어 능력을 높이고 AFC 및 아시아 국가들과 심판 교류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용준 기자 eidy015@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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