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유일한 여성파워 수애, 감동없는 눈물연기

영화 '님은 먼곳에' 순이 역

배우 수애가 올 여름 극장가의 유일한 홍일점으로 떠올랐다.

오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님은 먼곳에’를 통해 수애는 올여름 한국영화 대작들 중 거의 유일한 여주인공이다. 앞서 개봉된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주연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나 31일 개봉되는 한석규와 차승원 주연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더구나 ‘님은 먼곳에’는 수애를 앞세운 영화나 다름없다. 정진영이나 엄태웅 등이 출연하지만 수애가 차지하는 비중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 영화에서 수애는 60년대 경상도의 한 시골 마을의 맏며느리 순이 역을 맡았다. 엄태웅이 맡은 남편 상길은 대학생 출신으로 당시 일반적이었던 정략결혼이 못내 못마땅해 군에 입대해버린다. 결국 군에서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상길을 찾아오라는 시어머니의 성화에 순이는 홀홀단신 베트남으로 향한다. 결국 남편을 찾는 과정에서 여성 스스로 남편과 사랑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이 이 영화의 주요 메시지다.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수애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당시의 여성상과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얼마나 잘 구현해내느냐가 이 영화의 흥행 관건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영화 속에 수많은 60∼70년대 대표 국내 가요가 흘러도 이준익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에 정진영과 엄태웅의 신들린 연기에도 수애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나 감동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 영화를 통해 수애가 어떤 연기를 펼칠 것인지는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영화를 막상 보면 수애의 연기는 감독의 지시와 설득에는 충실한 것처럼 보이지만 진정 작품 속 캐릭터를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떨쳐낼 수 없다. 수애가 60년대 봉건적인 사회상에 찌든 여성상에 잘 어울릴지는 모르지만 그의 연기는 감흥을 주지 못한다. 남편과 마침내 조우하는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 그러나 이 장면에서 수애가 보여준 눈물 연기는 무미건조하기만 할뿐 감동이 없다.

얼마 전 시사회 직후 가졌던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수애의 태도 역시 실망스러웠다. 취재진들이 영화에서 본 수애의 연기에 질문을 해도 수애보다는 감독이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수애가 스스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이 부족해보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훌륭한 메시지와 연출가, 그리고 조연들까지 영화의 라인업은 탄탄하다.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영화다.

스포츠월드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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