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도전 끝에 잡은 월드컵 주연 자리… ‘거미손’ 코벨이 만든 스위스 ‘최고의 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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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면 어려운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2014년 16살의 나이에 고향 팀인 스위스 그라스호퍼를 떠나 더 높은 수준의 경쟁 무대인 독일 분데스리가 향했다. 1년 뒤 호펜하임에서 프로에 데뷔했지만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었다. 임대를 다니며 떠돌이 생활까지 다녀야 했다. 강등권 싸움, 승격에 대한 부담도 이겨내야 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오로지 실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그렇게 성장을 거듭한 그는 분데스리가 명문 도르트문트의 주전으로 도약했고, 이젠 월드컵의 대표 거미손으로 우뚝 섰다. 스위스 수문장 그레고어 코벨의 얘기다.

 

코벨은 8일 캐나다 밴쿠버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120분 동안 골문을 굳게 지켰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도 선방을 앞세워 스위스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스위스는 자국에서 열린 1954 대회 이후 72년 만에 월드컵 8강의 감격을 누렸다.

 월드컵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다. 이번 대회 5경기에서 단 3실점만 했다. 조별리그 카타르(1-1 무)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4-1 승), 캐나다(2-1 승)를 상대로 1실점씩 기록했고 알제리(2-0 승)와의 32강전에 이어 이날에는 무실점으로 골문을 지켰다.

 

이날 콜롬비아전은 그의 ‘인생경기’였다. 전반 21분 콜롬비아 구스타보 푸에르타(라싱 산탄데르)가 페널티박스 아크 왼쪽 부근에서 오른발로 감아 찬 예리한 슈팅을 몸을 날려 쳐냈다. 승부차기에서도 존재감은 이어졌다. 콜롬비아 4번째 키커 후안 카밀로 에르난데스(레알 베티스)의 슈팅 방향을 정확히 읽어냈다. 몸을 날려 양손으로 쳐내면서 콜롬비아의 기를 완전히 꺾었다. 193㎝의 큰 키에도 뛰어난 민첩성을 갖춘 그의 강점을 모두 선보였다.

 

코벨은 4년 전 2022 카타르 대회 때도 참가했다. 당시 스위스 대표 골키퍼 얀 좀머(인터밀란)의 백업 골키퍼였다. 좀머가 부상을 입어 세르비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더 큰 꿈을 꾸게 된 계기였다. 부단히 구슬땀을 흘린 그는 2024년 8월 좀머가 은퇴하면서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도약했다. 결코 저절로 주어진 자리가 아니다. 코벨은 “좀머의 훈련 태도와 직업윤리는 많은 것을 배우게 했다. 존경스럽다”면서도 “다만 나와 좀머는 다른 스타일의 골키퍼”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날 승부차기 선방으로 마침내 자신만의 시대를 열었다.

 

호평이 이어진다. 무라트 야킨 스위스 감독은 “코벨은 정말 대단한 선수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무리한 플레이를 하지 않고 경기 흐름에 잘 적응한다. 우리 팀에 엄청난 도움을 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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